무인은행시대.

기계가 사람을 밀어내고 있다.

기계만 있는 자동화코너가 영업점을 대신하고 있다.

구미 선진국의 은행거래는 기계를 통한 거래가 80%이상을 차지하는 반면
창구거래는 크게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회사나 집밖으로 몇발짝만 나가면 현금자동지급기(CD)와 현금자동입출금기
(ATM)가 널려있다.

현금인출 입금 송금 계좌이체등 웬만한 금융거래는 이들 기계가 척척
해낸다.

만원권만 아니라 수표도 인출할수 있고 자기계좌에 있는 돈을 다른 은행의
계좌로 옮겨 넣을 수도 있다.

현금을 집어넣으면 기계가 알아서 돈을 세고 계좌에 입금시켜준다.

자동화코너는 CD와 ATM 몇대, 출입통제장치등이 구비된 독립점포형태의
무인점포와 건물에 한두대의 CD기와 ATM이 별도로 설치된 점외 CD.ATM,
점포내의 365일코너 등 다양한 형태로 운용되고 있다.

덕분에 은행을 방문해야할 일이 점점 없어지고 있다.

은행에 들어가더라도 창구직원과 직접 마주칠 일이 많지 않다.

대부분의 업무는 영업점입구에 있는 CD와 ATM이 알아서 처리해준다.

대출 신규통장개설 카드신규발급등 본인확인이 필요한 경우에만 창구직원과
상담하면 된다.

자동화코너에서 처리할 수있는 업무는 날로 늘어나고 있다.

현금카드로 CD기에서 거래해 통장에 기록되지 않았던 거래내용을 기록하는
통장기장업무, 계좌에 잔고가 부족한 상태에서 은행신용카드로 현금 또는
자기앞수표를 인출하는(대출받는) 현금서비스,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잔액을
조회하는 신용카드조회등은 기본업무에 속한다.

이밖에 신용카드에 의해 현금서비스를 받아 결제계좌 또는 고객이 지정하는
다른 계좌로 입금하는 신용카드서비스이체, 현금카드에 의해 고객예금을
인출하여 고객이 지정하는 대출이자 또는 적금을 납입하는 서비스등도 있다.

서비스시간도 늘어났다.

각 은행의 자동화코너에 설치된 CD기에서 타행카드를 이용해 현금인출및
잔액조회 서비스를 받을수 있는 시간이 기존의 오전 9시30분~오후 5시
(토요일은 오후 1시30분)에서 오전 8시~오후 10시로 조정됐다.

지점이 없는 신용금고들도 고객들이 금고카드로 은행CD기나 현금서비스
전문기관의 기계를 이용할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기계가 처리할수 있는 일이 늘어남에 따라 은행들도 자동화코너를 급속
하게 늘리고 있다.

15개의 일반은행, 6개의 특수은행, 10개의 지방은행에서 설치한 자동화
코너는 지난연말 현재 모두 7,885개에 달한다.

7,885개의 자동화코너중 점외 CD.ATM이 4,412개, 점내365코너가 2,298개,
무인점포가 1,175개에 이른다.

자동화코너전략을 일찍부터 추진한 신한은행의 무인점포가 231개로 가장
많다.

점외CD.ATM기는 한일은행이 가장 많은 599개를 설치했으며 조흥은행은
점내 365코너에 치중, 279개나 되는 코너를 갖고 있다.

그러나 자동화점포의 증가와 함께 기계자체의 장애나 고객의 조작미숙으로
인한 사고도 빈번하다.

사고형태는 카드걸림이 가장 많고 기기장애 현금걸림 전산장애등의 순이다.

이같은 사고가 월별로 2만건 가까이 발생한다는 통계가 나와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이 무인점포관리팀을 신설하고 공동관리체제구축을 추진
하고 있다.

< 김성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