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조엔에 달하는 부실채권 처리를 둘러싸고 일 여야가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하시모토 류타로총리도 주택금융전문회사(주전)의 대형 융자를
받은 기업으로부터 정치험금을 수수한 사실이 밝혀져 향후 일 정국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하시모토 총리는 7일 국회 예산위답변을 통해 대량의 부실채권을 갖고
있는 주전으로부터 융자를 받은 상위 1백개사 중에서 기업으로부터 정치
헌금을 받은 사실을 인정했다.

앞서 연립내각은 야당과 국민의 맹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불량채권에
허덕이는 주전처리를 위해 국고에서 6천8백50억엔을 투입키로 결정한바
있다.

통합야당인 신진당의 야마다 히로시의원은 이날 국회질의에서 주전으로부터
융자를 받은 F.V그룹 관련회사가 하시모토 총리의 후원회인 "경룡회"에
1백5만엔(약7백50만원)을 헌금한 사실이 있다며 확인해줄 것을 요구했었다.

또한 자민당은 주전의 사실상 설립자인 은행들로부터 정치헌금을 받아
은행에 손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 국고를 사용한다는 비난을 받아 왔다.

이로써 하시모토 내각은 자민당 및 총리의 관련이 있는 부실 기업을 위해
국고를 사용한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으며 야당으로부터 공격이
심해지고 연립여당간 결속이 약해질 경우 국회해산등 정국에도 큰 파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