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항만청은 해양오염방지와 해상안전확보를 위해 앞으로 정유회사와
유조선사들의 용선신고를 의무화하는 한편 용선제한기준을 제정키로 했다.

해항청은 8일 국내 정유회사와 유조선사들이 용선한 외국적 노후유조선이
최근 잇달아 대형 유류유출사고를 일으키고 있음에 따라 앞으로 이들
업계가 유조선을 용선할 경우 용선신고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또 선령 20년이상의 노후선과 정비불량등으로 항행능력이 떨어지는 선박,
배상책임능력이 부족한 선박등 부적격 선박은 용선을 제한하기로 하고
이를위해 이달중 용선제한기준을 제정, 오는 3월부터 시행에 들어갈 방침
이다.

이와관련, 해항청은 쌍용정유등 5개 정유사와 호유해운등 4개 유조선사에
이같은 지침을 통보하고 특히 선령이 20년이상된 유조선의 대체계획을 마련
하라고 지시했다.

해항청이 이처럼 외국적 노후유조선의 용선제한에 나선 것은 지난해 2대
해양오염사고의 주범인 "호남사파이어" "씨프린스"호에 이어 지난달말
경남통영 앞바다에서 대형유류유출사고를 일으킨 노르웨이 국적
"토리노"호가 선령 22년의 용선인 것으로 조사된데 따른 것이다.

현재 국내유조선사는 총 11척의 국적유조선을 보유하고 있고 5척의 외국적
유조선을 용선하고 있다.

정유사들의 경우 관련유조선사의 선복부족으로 대부분 외국적 유조선을
용선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유사들은 특히 국제원유현물시장에서 비용절감을 이유로 노후선을
집중 용선, 이용하고 있어 언제든지 해난사고위험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으나 관련규정미비로 제한없이 용선하고 있는 실태다.

또 일부 선사들은 비교적 "젊고 비싼" 국적유조선을 외국선사에 대선하고
대신 "낡고 값싼" 외국적 유조선을 용선, 그 차액을 챙기고 있는 사례까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세계적으로 선복량 20만DWT이상의 대형유조선은 4백51척이 있으나 이중
선령 20년이상이 99척으로 22%를 차지하고 있으며 선령 15년이상으로 보면
총 2백80척으로 62%나 된다.

< 김삼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