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이라크정부로부터 공사대금조로 받은 국제어음을 외국에 판 후
이라크정부 대신 이자를 지급했다는 이유로 60여억원의 법인세를 물게 됐다.

서울고법 특별7부(재판장 이융웅부장판사)는 8일 현대건설이 종로세무서장
을 상대로 낸 "법인세 부과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외국법인에 대한 이자
지급은 국내원천소득에 해당하므로 법인세 부과는 정당하다"며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현대건설은 전쟁으로 피폐해진 이라크 정부로부터
2억3천8백만달러의 약속어음을 못받게 되자 해외은행단에 어음을 팔면서
이라크정부가 이자를 지급하지 않으면 대신 지급해주고,만기시 이라크 정부가
지급을 거절하면 어음을 재매입키로 약정했으며 이라크정부의 불이행으로 원
금뿐만 아니라 해외은행단에 지급한 이자상의 손해도 본것이 인정된다"고 밝
혔다.
한편 현대건설과 함께 삼성종합건설도 이라크 정부로부터 어음 결제를 받지
못해 해외은행단에 어음을 매각하는 형식으로 돈을 차입한 후 이자를 지급한
이유로 법인세 부과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 한은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