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다보스에서 본 세계와 한국' (상) .. 김진현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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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현 < 서울시립대총장 >
K형.
취리히에서도 버스로 2시간반이나 걸리는 이 스위스 남동쪽 산골짜기에서는
현대를 만들어 가고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세계의 지도자들과
현대의 지성들이 모여 오늘의 과제를 모두 다뤘습니다.
35개국의 국가수반 또는 총리 그리고 셀수 없이 많은 전현직장관, 지도급
정치인 기업인 그리고 영향력있고 창의력있는 문화예술인 과학기술인 종교인
언론인 대학교수들이 모여 2백20개나 되는 주제로 토론을 벌였습니다.
저번 회의때 참여해본 저로서도 만5일동안에 공식으로만 2백20개, 비공식
토의까지 합치면 250개에 가까운 토론회를 마련하는 다보스회의(공식명칭은
세계경제포럼, WEF)의 질과 규모에 부러움을 금할수가 없습니다.
이름 들만한 목록이 너무 길어 아예 적지 않았습니다.
말하자면 세상일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이 세상일에 대하여 격식없이
이야기하는 자리입니다.
이 회의에 참석할 때마다 세계는, 지구는 정말 큰 파라다임의 변화를 하고
있구나 하는 자각과 타각을 끊임없이 하게 됩니다.
멕시코 대통령이나 파키스탄 대통령이나 남아공의 부통령이나 팔레스타인의
아라파트나 노르웨이 수상이나 모두가 준비된 연설이나 하고 꾸며진 단상
에서 박수나 치는 곳이 아니라 여느 학술토론회와 조금도 차이없이 주장하고
토론하고 반박하고 질문하는 그런 자리였습니다.
시나리오에 의해서 진행하는 그런 국제회의, 짜고하는 그런 기자회견,
아는 사람끼리만 모인 그런 좌담회가 아니였습니다.
의전의 규격이나 장식의 후광없이 한 지도자의 능력이, 한 나라의 격이,
한 기업의 경쟁력이, 한 기업인의 질이, 한 학자의 실력이,한 인간의 생각의
깊이가 벌거벗겨진 채 그대로 들어나는 자리였습니다.
K형.
이 자그만한 인구 2만의 마을 다보스는 앞뒤산 어디를 보나 눈에 덮여
있습니다.
그러나 다보스회의는 세계의 문제를 모두 벗겨 내고 세계속의 우리를 거듭
생각케 하고 때로는 우리를 초라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토론의 대담성이랄까 진실성이랄까 솔직함이랄까(꼭 그것이 좋은 것이냐고
반문한다면 그것대로 문제가 되겠지만)하는 점에서 우리는 초라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폴 새뮤얼슨의 조카이기도 한 L.섬머스 미재무차관은 H.티트마이어 독일
연방은행 총재나 J.C.트리셰 프랑스은행 총재가 미국 고용제도의 탄력성을
칭찬할때, 미국에서 50명중의 하나는 감옥소에 있고 학교중도탈락생이 많은
것은 미국의 부정적 측면이라고 서슴없이 발언했습니다.
티트마이어 총재는 물론 트리셰 총재도 영어로만 발언한 것도 큰 변화
였습니다.
3일 점심을 겸한 일본문제 대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일본사람보다 외국인 참가자가 압도적인 이 자리에서도 이제 격식이나
남의 비위 안건드리기 관례는 사라졌습니다.
시마다 하루오 교수가 일본경제를 암에다 설사에다 당뇨병까지 겹쳤다고
비판하면 요시도미 장기신용은행 연구소부소장은 그것은 일본성공의 결과
이고 새로운 도전일뿐 병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심지어 사토 전동경대 교수는 제로성장 아래에서도 소득분배가 고도성장기
보다 오히려 고르게 된 일본 모델을 미국은 배우라고 덤볐습니다.
러시아의 대통령 입후보자들을 불러다 놓고 마치 자기들도 투표권이 있는
것처럼 온 세계에서 온 참가자들이 그들의 정견을 따졌습니다.
제가 이런 실황을 전하는 것은 세계는 점점 더 투명해지고 있다는 것을
환기 시키고자 함입니다.
정부안에 있을 때 하는 말과 정부밖에 있을 때하는 말, 나라안에 있을 때
하는 말과 나라밖에서 하는 말, 끼리끼리 하는 말이나 남이 있을때 하는
말이나 차이가 나서는 안되겠기 때문입니다.
그런 차이가 나는 것이 당연하고 말의 이중성, 허구성을 당연시하고 심지어
그럴수록 원만하고 유능한 지도자로 여기는 정치문화 사회문화는 이제
철저히 고쳐야 합니다.
이곳 북한회의가 변측으로 시종했습니다.
한국토론회는 멋적게 되었습니다.
마음이 답답하고 초라해질 뿐입니다.
K형.
나라안에서는 세계화의 개념이 어떻고, 되느니 안되느니하는 논의가
있습니다.
다보스의 의제는 세계화의 이득이 얼마고, 세계화를 지지하느냐 반대
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지속적으로 세계화를 실행"하느냐는 것이었습니다.
문명사적 도전이요 새 현상으로서 상호의존의 지구적 차원의 세계화를
어떻게 관리하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세계화이외 인륜생존의 길이 없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ABB의 바르넥 회장은 기업경영에 미치는 세계적 과제의 첫번째로 인구의
증가와 도시화를 들었고 특히 중국의 1억명, OECD제국의 4천만명의 실업을
강조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회교국가에서 특히 두드러진 근본주의 극단주의 움직임을
종교적 현상으로만 보지 말고 고용, 사회 하부구조등 경제문제로 보아야
한다고까지 했습니다.
세계는 이 지구가 탄생된 40억년이후 또 신석기시대 이후 즉 인간이 확연히
동물의 세계와 갈라진 1만여년전 역사시대를 펼친 이후 처음으로 지구 어느
곳에 살건 인간은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사는 인류 공동체시대를
맞았습니다.
자원 생산 무역 환경 직장 이민 여행 통신 그 어떤 이유에서건 세계화는
피할수 없는, 인류의 지구공동체적 현상이요 과업이 되었습니다.
"새로운 디지털 세계" 토론에서는 2000년에 1조달러에 이를 "추적할수 없는
소득"과 "부과할 수 없는 세금" "통제할수 없는 금융거래" 얘기가 나오고
"문화가 경제 성공을 결정하는가"하는 토론에서는 정보통신 시대에서의
보편적 인생문화의 가능성 그리고 다양한 문화의 공생(Cohabitation)문제가
제기 되었습니다.
역사의 시간을 예수이전(BC)과 이후(AC)로 나누었지만 이제는 콤퓨터이전
(BC)과 이후(AC)로 나누어야 한다는 말은 정보기술자의 제기가 아니고
기업인이었습니다.
K형.
세계화의 직접적 표현은 이제 냉전의 종식과 더불어 종래 인구 10억미만의
체제였던, 즉 선진국과 중진국만의 경제체제였던 자유거래, 개방체제에
동유럽 러시아 인도 중국 남미 동남아의 새로운 30억이 참가하며 세계는
사실상 단일시장 경제체제로 변화되었다는 점입니다.
세계은행 예측으로는 2005년까지는 인류의 90%, 즉 사실상 전부가 경제적
으로 개방된 보편체제속에 살게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미 전세계 인구의 반 이상이 무역에 연관된 활동을 하고 있으며 미국이
중요시하는 신흥시장(NEM)이란 바로 이 새로 개방시장체제로 편입되는 중국
인도 브라질 아스헨티나 터키 멕시코에다 한국 스페인등 중진국을 이르는
것입니다.
이번 회의에서 미국의 섬머스 차관은 이 신흥시장에 대한 인식이 충분치
않음과 세계 제조업 생산의 중심이 선진국에서 이 NEM으로 옮기고 있음을
상기시켰습니다.
이제 제조업 생산의 중심이 북방에서 남방으로(한반도에서는 반대가
되겠지만)옮겼고 그 중에서도 중국 ASEAN 인도로 옮겨 가고 있습니다.
20년전 아시아의 발전설비시장 비중은 전세계의 20%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60%에 이르고 있는 것이 이를 반영합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9일자).
K형.
취리히에서도 버스로 2시간반이나 걸리는 이 스위스 남동쪽 산골짜기에서는
현대를 만들어 가고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세계의 지도자들과
현대의 지성들이 모여 오늘의 과제를 모두 다뤘습니다.
35개국의 국가수반 또는 총리 그리고 셀수 없이 많은 전현직장관, 지도급
정치인 기업인 그리고 영향력있고 창의력있는 문화예술인 과학기술인 종교인
언론인 대학교수들이 모여 2백20개나 되는 주제로 토론을 벌였습니다.
저번 회의때 참여해본 저로서도 만5일동안에 공식으로만 2백20개, 비공식
토의까지 합치면 250개에 가까운 토론회를 마련하는 다보스회의(공식명칭은
세계경제포럼, WEF)의 질과 규모에 부러움을 금할수가 없습니다.
이름 들만한 목록이 너무 길어 아예 적지 않았습니다.
말하자면 세상일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이 세상일에 대하여 격식없이
이야기하는 자리입니다.
이 회의에 참석할 때마다 세계는, 지구는 정말 큰 파라다임의 변화를 하고
있구나 하는 자각과 타각을 끊임없이 하게 됩니다.
멕시코 대통령이나 파키스탄 대통령이나 남아공의 부통령이나 팔레스타인의
아라파트나 노르웨이 수상이나 모두가 준비된 연설이나 하고 꾸며진 단상
에서 박수나 치는 곳이 아니라 여느 학술토론회와 조금도 차이없이 주장하고
토론하고 반박하고 질문하는 그런 자리였습니다.
시나리오에 의해서 진행하는 그런 국제회의, 짜고하는 그런 기자회견,
아는 사람끼리만 모인 그런 좌담회가 아니였습니다.
의전의 규격이나 장식의 후광없이 한 지도자의 능력이, 한 나라의 격이,
한 기업의 경쟁력이, 한 기업인의 질이, 한 학자의 실력이,한 인간의 생각의
깊이가 벌거벗겨진 채 그대로 들어나는 자리였습니다.
K형.
이 자그만한 인구 2만의 마을 다보스는 앞뒤산 어디를 보나 눈에 덮여
있습니다.
그러나 다보스회의는 세계의 문제를 모두 벗겨 내고 세계속의 우리를 거듭
생각케 하고 때로는 우리를 초라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토론의 대담성이랄까 진실성이랄까 솔직함이랄까(꼭 그것이 좋은 것이냐고
반문한다면 그것대로 문제가 되겠지만)하는 점에서 우리는 초라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폴 새뮤얼슨의 조카이기도 한 L.섬머스 미재무차관은 H.티트마이어 독일
연방은행 총재나 J.C.트리셰 프랑스은행 총재가 미국 고용제도의 탄력성을
칭찬할때, 미국에서 50명중의 하나는 감옥소에 있고 학교중도탈락생이 많은
것은 미국의 부정적 측면이라고 서슴없이 발언했습니다.
티트마이어 총재는 물론 트리셰 총재도 영어로만 발언한 것도 큰 변화
였습니다.
3일 점심을 겸한 일본문제 대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일본사람보다 외국인 참가자가 압도적인 이 자리에서도 이제 격식이나
남의 비위 안건드리기 관례는 사라졌습니다.
시마다 하루오 교수가 일본경제를 암에다 설사에다 당뇨병까지 겹쳤다고
비판하면 요시도미 장기신용은행 연구소부소장은 그것은 일본성공의 결과
이고 새로운 도전일뿐 병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심지어 사토 전동경대 교수는 제로성장 아래에서도 소득분배가 고도성장기
보다 오히려 고르게 된 일본 모델을 미국은 배우라고 덤볐습니다.
러시아의 대통령 입후보자들을 불러다 놓고 마치 자기들도 투표권이 있는
것처럼 온 세계에서 온 참가자들이 그들의 정견을 따졌습니다.
제가 이런 실황을 전하는 것은 세계는 점점 더 투명해지고 있다는 것을
환기 시키고자 함입니다.
정부안에 있을 때 하는 말과 정부밖에 있을 때하는 말, 나라안에 있을 때
하는 말과 나라밖에서 하는 말, 끼리끼리 하는 말이나 남이 있을때 하는
말이나 차이가 나서는 안되겠기 때문입니다.
그런 차이가 나는 것이 당연하고 말의 이중성, 허구성을 당연시하고 심지어
그럴수록 원만하고 유능한 지도자로 여기는 정치문화 사회문화는 이제
철저히 고쳐야 합니다.
이곳 북한회의가 변측으로 시종했습니다.
한국토론회는 멋적게 되었습니다.
마음이 답답하고 초라해질 뿐입니다.
K형.
나라안에서는 세계화의 개념이 어떻고, 되느니 안되느니하는 논의가
있습니다.
다보스의 의제는 세계화의 이득이 얼마고, 세계화를 지지하느냐 반대
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지속적으로 세계화를 실행"하느냐는 것이었습니다.
문명사적 도전이요 새 현상으로서 상호의존의 지구적 차원의 세계화를
어떻게 관리하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세계화이외 인륜생존의 길이 없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ABB의 바르넥 회장은 기업경영에 미치는 세계적 과제의 첫번째로 인구의
증가와 도시화를 들었고 특히 중국의 1억명, OECD제국의 4천만명의 실업을
강조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회교국가에서 특히 두드러진 근본주의 극단주의 움직임을
종교적 현상으로만 보지 말고 고용, 사회 하부구조등 경제문제로 보아야
한다고까지 했습니다.
세계는 이 지구가 탄생된 40억년이후 또 신석기시대 이후 즉 인간이 확연히
동물의 세계와 갈라진 1만여년전 역사시대를 펼친 이후 처음으로 지구 어느
곳에 살건 인간은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사는 인류 공동체시대를
맞았습니다.
자원 생산 무역 환경 직장 이민 여행 통신 그 어떤 이유에서건 세계화는
피할수 없는, 인류의 지구공동체적 현상이요 과업이 되었습니다.
"새로운 디지털 세계" 토론에서는 2000년에 1조달러에 이를 "추적할수 없는
소득"과 "부과할 수 없는 세금" "통제할수 없는 금융거래" 얘기가 나오고
"문화가 경제 성공을 결정하는가"하는 토론에서는 정보통신 시대에서의
보편적 인생문화의 가능성 그리고 다양한 문화의 공생(Cohabitation)문제가
제기 되었습니다.
역사의 시간을 예수이전(BC)과 이후(AC)로 나누었지만 이제는 콤퓨터이전
(BC)과 이후(AC)로 나누어야 한다는 말은 정보기술자의 제기가 아니고
기업인이었습니다.
K형.
세계화의 직접적 표현은 이제 냉전의 종식과 더불어 종래 인구 10억미만의
체제였던, 즉 선진국과 중진국만의 경제체제였던 자유거래, 개방체제에
동유럽 러시아 인도 중국 남미 동남아의 새로운 30억이 참가하며 세계는
사실상 단일시장 경제체제로 변화되었다는 점입니다.
세계은행 예측으로는 2005년까지는 인류의 90%, 즉 사실상 전부가 경제적
으로 개방된 보편체제속에 살게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미 전세계 인구의 반 이상이 무역에 연관된 활동을 하고 있으며 미국이
중요시하는 신흥시장(NEM)이란 바로 이 새로 개방시장체제로 편입되는 중국
인도 브라질 아스헨티나 터키 멕시코에다 한국 스페인등 중진국을 이르는
것입니다.
이번 회의에서 미국의 섬머스 차관은 이 신흥시장에 대한 인식이 충분치
않음과 세계 제조업 생산의 중심이 선진국에서 이 NEM으로 옮기고 있음을
상기시켰습니다.
이제 제조업 생산의 중심이 북방에서 남방으로(한반도에서는 반대가
되겠지만)옮겼고 그 중에서도 중국 ASEAN 인도로 옮겨 가고 있습니다.
20년전 아시아의 발전설비시장 비중은 전세계의 20%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60%에 이르고 있는 것이 이를 반영합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