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도 할부로 손쉽게 구입할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선진국에선 일반화돼 있는 주택할부 금융제도가 국내에도 도입된 것.

주택할부금융이란 주택을 구입하고자 할때 필요한 자금을 대출해 주고
장기간에 걸쳐 분할상환토록 하는 주택구입자금 융자제도다.

국내에서는 지난달 16일 대한주택할부금융 금호주택할부금융등 10개 주택
할부금융사들이 재정경제원으로부터 본인가 절차를 마치고 영업을 시작
했거나 준비중이다.

현재 영업규정은 전용면적 100평방m(30.25평)이하 규모로 완공된 주택에
한해 집값의 50%선까지 잔금을 대출해 주고 최장 20년까지 분할해 갚을수
있게 돼있다.

그러나 주택할부금융은 장기적으로는 외국의 경우처럼 시공중인 주택,
기성주택, 중도금으로까지 대상이 확대될 전망이다.

주택할부금융은 여러가지 장점이 있다.

일반은행이 예금및 일정기간의 거래실적및 신용상태등을 따져 대출해 주고
있으나 주택할부금융은 이러한 제한이 없다.

또 대출금리는 일반은행의 신탁대출금리와 비슷한 14~15%선이나 일반은행의
경우 아직도 예금가입을 대출조건으로 내세우는 경우가 많아 실제 대출금리
는 주택할부금융이 낮을수 있다.

이에따라 영업개시 한달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입주를 앞두고 잔금이
부족한 사람들이 주택할부금융사에 대거 몰리고 있어 주택할부금융사들이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되는 오는 3월을 대비, 경쟁업체보다
싼 금리의 상품을 잇따라 개발중이어서 업체간 서비스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러한 주택할부금융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많다.

완성주택의 잔금 이란 대출자격제한이 있는데다 영업한도도 자기자본의
10배이내로 제한돼 예상만큼 전망이 밝지 않으리라는 것.

실제로 대한주택할부금융(자본금 50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9개 주택할부
금융사의 자본금이 모두 200억원수준이어서 한 회사당 대출한도가
2,000억원을 넘지 못해 기반자체가 취약하다.

또 미완공주택의 주택할부금융시장은 업체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략
3조5,000억원선이어서 장기적으로 주택할부대출대상이 분양주택의 잔금및
중도금으로 확대될 경우 시장수요에 비해 공급이 모자라는 실정이다.

< 김태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