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은 자국 경제발전의 표상을 들라면 대체로 "개방의 창"인 남부
지방을 꼽는다.

중국 남부성들은 지난 15년간의 개방정책으로 다른 성에 비해 살찐게 사실
이다.

그러나 일부 중국인들은 개방경제의 물결이 범죄까지 몰고왔다고 한탄한다.

실제로 대만이나 홍콩 기업인들이 광동성 개발지역에서 근무하다 강도를
당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심지어 목숨까지 잃는 경우도 있다.

이같은 상황은 이제 남의 일이 아닌 우리의 일로 다가섰다.

중국 남부지역에 국한됐던 치안부재현상이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우리
기업인들의 안전도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올연초 연길 천진등지에서 한국 기업인들이 목숨을 잃은채 발견됐다.

북경주재 한국인들 사이에 "중국의 치안이 모스크바보다 못하다"는 말이
나돌 정도다.

중국의 범죄는 돈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 15년간의 개방 개혁이 계층간 소득격차를 확대시킨 결과이다.

일부 중국인의 상대적 빈곤감이 범죄를 양산하고 있는 것이다.

폭력 강도사건 못지않게 최근엔 사기사건도 부쩍 늘고 있다.

그 유형도 다양하다.

금융기관 직원을 매수하는 "전문꾼"이 등장하는가 하면 일수놀이 부자도
생겨나고 있다.

외국언론들중엔 벌써부터 범죄가 중국을 대란으로 이끌고 갈 정도라는등
과장섞인 보도를 하고 있다.

한국인은 중국에서 돈이 많다고 자랑하는 사람으로 소문나 있다.

술집에 가서도, 음식점에 가서도, 심지어 백두산아래 호텔에 가서도
그렇다.

이런 행동은 중국범죄조직의 표적이 되기 십상이다.

앞으로 한국기업인과 관광객들은 "중국에서 몇푼 돈으로 바람잡는다"는
인상을 주지 않도록 처신에 신중해야 한다.

현재 중국의 치안은 어느 곳을 막론하고 위험수위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