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풀회-.

난과 돌을 다듬고 음미하면서 우리 인간 마음속의 고향인 자연에
보답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도시생활에서 자칫 잃어버리기 쉬운 삶의 여유를 돌과 난을 통해서
되찾고 새로운 활력을 재충전해주는 소중한 취미생활이라고 하겠다.

이 모임의 명칭은 대자연의 경이로움과 아름다움을 정원이나 실내에
석난의 형태로 옮겨놓고 완상하자는 취지에서 "돌풀회"라 하였다.

월 1회 부부동반으로 모여 즐거운 시간을 갖고"석부작"에 관한
정보나 지식을 회원 상호간에 교환하며 쌓인 심신의 피로를 풀고
있다.

여기서 "석부작"이란 수석에 풍란을 붙여 돌에서 뿌리를 내리도록
하는 것이며 나무에 풍란을 붙이면 "목부작"이라고 부른다.

우리 모임의 회원들은 하나같이 사회의 중추적인 인물들로 자신이
속해 있는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대림전문대학의 김일현교수가 회장을 맡고 필자가 부회장으로 회장을
돕고 있다.

송영기감사는 삼화전자의 관리본부장(이사)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모임의 살림을 도맡아 하고 있는 이진 박사는 김회장과 함께 대림전문대
에서 정열적으로 제자양성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민석범 회원은 경기 의왕시의 청계산자락에서 청계농원을 운영하고
장승필 회원과 구권자 회원은 돌란에 관한 작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점포를 경영하고 있으며 노준석 회원은 산업안전관리공단 감사로 재직
중이다.

윤석숭 회원은 건설업, 임석빈 회원은 개인사업을 하고 있으며 마지막
으로 이강식 회원은 촉망받는 젊은 조각가로 활동중이다.

우리 모임은 2년에 한번씩 전시회를 개최하여 그간에 갈고 닦은 기량을
발휘할 기회를 갖고 있다.

올해에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6월23일부터 세번째 전시회를 열 계획
이다.

하나의 돌에서 대자연의 축경미에 상상의 나래를 펴 천년이 가도
변함없이 고요하고 겸손한 그 모습에서 천리를 배우고, 맑은 난향에서
인간의 고고한 아름다움을 깨닫게 된다.

삶의 향기와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돌란을 만들어 곁에 두고 감상한다는
것은 메마른 도시인들의 가슴을 촉촉히 적셔주리라 생각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