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를 5년도 남겨 놓지 않은 지금 선진 각국에서는 이른바 인적서비스
산업 혹은 인력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즉 인력의 수요와 공급을 연결해주는 여러차원의 중개업, 그리고 다양한
인적자원 서비스업들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인력산업은 마치 금융산업이 20세기의 서비스산업으로 등장하였듯이
21세기의 서비스산업으로 자리를 굳힐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노동기구(ILO)는 한 보고서에서 5개분야 총16개의 민간 인적서비스업을
꼽고 있다.

이중에는 직업소개업과 같은 전통적인 사업도 있으나 전혀 생소한 사업들이
훨씬 많다.

이들중 특히 주목할만한 성장을 보이는 파견서비스업, 고급인재 탐색업,
사외취업 서비스업, 직원리스업등 네가지 사업을 소개한다.

1) 파견서비스업 = 인재파견 혹은 임시업무 서비스라고도 불리며 우리나라
에서는 용역이라고도 알려져 있다.

원래는 회사에 일시적 결원이 발생하였을 경우 혹은 일시적으로 업무수요가
증가하였을 경우 파견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가 임시인력을 일정기간동안
보내 고객의 업무를 돕도록 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운전 경비 전화상담 우편물취급 포장 수송등 특정업무에
종사하는 인력을 일괄하여 파견종사케하며 또한 관리하는 아웃소싱
(outsourcing)을 포함하는 등 사업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파견서비스업은 80년대 이후 각국에서 급성장하고 있으며 특히 미국의
경우 파견종사자 수가 91년의 100만명에서 95년에는 200만명으로 불과 4년
사이에 2배가 증가하는 폭발적 성장을 보이고 있다.

전세계적으로는 시장규모가 약 900억달러 정도이며 이중 미국시장이 3분의
1을 차지한다.

이 사업의 선두기업들로는 미국의 맨파워, 켈리, 올스텐사 등이 있으며
이들은 모두 포천 100대 서비스기업에 들어가는 규모의 상장회사들이다.

이 산업에 뒤늦게 뛰어든 일본도 세계 7위의 파소나사를 가지고 있다.

이들 거대기업은 각각 수십개국에 사무실을 가지고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는 다국적 기업들이다.

그러나 이들 거대기업과 함께 수천개의 소규모 기업들이 각 지역단위로
활동하고 있는 것이 또한 이 사업의 특징이기도 하다.

2) 고급인재탐색업 = 속칭 헤드헌팅이라고 불리기도 하며 기업에 필요한
고급관리자 혹은 전문직 인재를 찾아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이 서비스의 고객은 기업이며 특정한 자리에 맞는 인재를 구하고자 할때
서비스를 의뢰한다.

탐색업체는 그 자리의 업무내용, 필요한 기술및 능력 등을 분석함은 물론
이고 당해 회사의 경영전반에 관한 사항, 해당산업 전반에 관한 자료를
조사분석한다.

그리고 의뢰받은 자리에 가장 적당하다고 생각되는 인재를 탐색하여 복수의
인원을 선정하고 이들을 면담한 이후 최종적으로 2, 3명의 명단을 작성하여
고객에게 추천한다.

이 사업의 규모는 약 30억달러 정도로 파견서비스업보다 훨씬 작지만 매년
25~30%씩 급성장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500대 기업의 90%가 전문경영인을 구할때 인재탐색업 서비스를
이용한다.

이 사업의 선두기업으로는 러셀 레널즈 보이든등이며 이들은 세계20여개국
의 주요도시에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3) 사외 취업서비스업 = 영어로 아웃플레이스먼트라 불리는 이 서비스는
회사에서 경영상의 이유로 퇴직시켜야 할 고급관리자들을 위하여 그들에게
맞는 새 일자리를 찾아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즉 이 서비스는 관리자를 퇴직시키는 회사의 요청과 부담에 의해
이루어지며 퇴직하는 관리자의 그 동안의 업무내용을 조사하고 그의 능력을
평가한다.

그리고 당사자와의 면담을 통하여 퇴직하는 관리자에게 가장 알맞는 직장을
찾아주고자 한다.

60년대 말에 생긴 이 사업은 80년대 이후 연 35%씩 성장하고 있으며 현재의
시장규모는 약 15억 달러로 추산된다.

이 사업은 주로 인사관리 컨설팅업체들이 하고 있으며 몇몇 큰 회사들이
시장을 대부분 점유하고 있다.

4) 직원리스업 = 80년대 중반 미국에서 발생한 이 사업은 직원 몇십명
규모의 소기업에 전직원을 빌려주는 사업이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리스업체는 기왕의 고객기업에 고용되어 있던 모든
직원들을 자신의 피고용자로 전환하고 이들을 다시 그 기업에 임대해주는
형태를 취한다.

이같은 사업은 직원관리에 큰 부담을 느끼는 소규모 기업들이 이용하며
리스업체는 이같은 형태로 수천명의 직원을 갖게 되므로 이들에게 보다 좋은
부가급여등을 제공할 수 있다.

이 사업은 미국에서 시작된지 10년도 채 안된 92년에 약 1,400개업체가
총 100만명에 달하는 인원을 임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리고 연 평균 35%씩 계속 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80년대 중반이후 파견서비스업과 고급인재 탐색업이
이루어져오고 있으나 시장의 규모와 발달단계가 아직은 초보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도 각국 현실에 대한 이해부족과 후진적인 법제도
때문이다.

예컨대 몇년전에는 파견서비스업체와 고급인재 탐색업체들이 당국에 의하여
직업안정법 위반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적도 있었다.

이는 파견서비스업을 근로자공급 사업으로, 고급인재 탐색업을 무허가직업
소개업으로 규정한 결과이다.

그러나 이들 사업은 기존 법체제로는 규정되지 않은 첨단 사업들이다.

그럼에도 이들 사업을 발전시킬 토대가 되는 법제의 정비는 아직까지
지지부진한 형편이다.

그러나 역사의 추세가 분명하고 또한 개방업종으로 고시되어 있는 만큼
조만간 법제 정비가 이루어지면 인력산업은 국가경제에 당당한 역할을 하는
성장산업으로 자리잡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