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총회에서 회장단의 만장일치의 추대로 임기2년의 전경련회장에
연임됐던 최종현 회장이 오는 14일 연임1주년을 맞는다.

그러나 그의 지난1년은 여느때의 "전경련회장 1년과"는 달랐다.

재계안팎에 불어닥친 거대한"역풍"을 헤쳐나간 재계총리로서의 역할을
수행했기 때문이다.

사실 최회장은 <>비자금사건이후의 기업의 자정및 신뢰회복 <>재계의
단합과 화해 <>국가경쟁력강화 <>중소기업지원강화 <>정부와의 관계재정립
등에 힘을 쏟아왔다.

지난해는 일부총수들의 대정부비판등에 따른"설화사건"과 비자금사건등
메가톤급 이슈들이 잇달아 터져 "총수들의 수난시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로인해 정부와 재계는 불편한 관계가 지속해야했다.

최회장과 이건희 삼성그룹회장이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평소의 소신을
밝힌 이후 해당그룹 뿐만 아니라 주요그룹들이 전격적인 부당하도급
거래조사와 세무조사를 받아야 했던 것이 이의 대표적인 사례다.

그런가하면 비자금사건으로 미니시리즈"검찰청의 총수"를 방불케
할 정도로 총수들이 검찰청을 들락거리기도 했다.

최회장은 이같은 상황속에서 정부와 재계간의 대화 채널을 복원하고
투명경영을 위한 범재계차원의 경영혁신노력을 이끌어내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게 재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이는 전경련이 벌인 지난한의 실적을 점검하면 잘 드러난다.

무엇보다 한국경제의 최대현안인 중소기업의 경쟁력강화를 위해
대-중소기업간의 협력사업을 본격화하고 비자금사건이후 경영풍토를
쇄신하는데 전력을 기울였다.

또 국가경쟁력 강화사업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기업경영의 걸림돌이
되는 행정규제 완화내지 철폐를 정부에 건의하는등 기업경영환경
개선노력에 박차를 가했다.

남북한 관계개선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위한 남북경협특위의 신설도
성과로손꼽힐 수 있다.

이중 대-중소기업 협력강화와 경영풍토쇄신활동은 최회장이 지난한해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했던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중소기업과의 협력증진은 삼성현대 삼성 LG 대우 선경등 전경련회원사가
2백70억원을 출연한 기협파이낸스(자본금 3백억원)설립과 대구패션센터
건립지원등에서 열매를 맺었다.

또 회장단회의를 통해 개별그룹들이 협력업체에 대한 현금결제를
늘리고 경영및 기술지도 강화와 해외동반진출 등 중기지원책을 잇달아
발표토록 물꼬를 터는 견인차역할을 했다.

비자금사건이후 바람직한 정경문화의 조성과 새로운경영풍토의 조성을
위해 <>기업경영풍토쇄신추진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신뢰받는
기업인상을 확산시키기위해 기업윤리헌장을 제정한 것도 중요한 성과다.

그러나 최종현회장체제의 연임2주년의 앞길에는 넘어야할 산이 많이
가로놓여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재계의 화합과 단합문제.재계의 세대교체 가속화로회장단이 대폭
젊어질 전망이어서 원로총수와 신세대총수간의 조화문제를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대기업그룹간 치열한 경쟁양상을 보이고 있는 신규정보통신 7개분야
사업자선정을 놓고 어떤 조정능력을 발휘할 것인지도 주목거리다.

또 4월총선등 정치시즌이 본격 도래함에 따른 그의 리더쉽 발휘도
기대되고있다.

선거때면 으레 대기업에 불리한 경제정책을 내놓았던 과거의 예에
비추어보면 최회장체제가 헤쳐가야 할 과제도 첩첩산중이다.

연임2년을 맞는 최회장에 대한 재계의 기대는 그래서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이의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