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선거가 13일 아이오와주의 코커스(당원선거)와 21일의
뉴햄프셔주 예비선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레이스에 들어섰다.

이번 선거는 종전과 달리 각주의 코커스와 예비선거 일정이 앞당겨져 있다.

3월말까지 31개주에서 코커스 또는 예비선거가 끝나면 공화당 대선후보의
윤곽이 드러날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변이 생기지 않는이상 빌 클린턴 현대통령이 8월 시카코당대회
에서 후보가 될것이 확실하지만 공화당은 보브 돌 상원원내총무와 경제잡지
"포브스"의 발행인 스티브 포브스의 대결양상으로 좁혀지고 있다.

미국대통령의 본선 투표는 11월에 있고 취임식은 내년 1월이다.

그런데 지난 9일 드러난 하버다대학과 워싱턴 포스트지가 전국 1,500여
유권자를 면접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미국민이 얼마나 정치에 "무관심하고
무지"한지를 알수 있게한다.

미국인 가운데 상원 공화당원내총무가 보브 돌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이
3명중 1명이고 뉴트 깅리치가 하원의장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거나 자신의
주에서 선출된 2명의 상원의원 이름을 알고 있는 사람이 겨우 절반이었다.

심지어 앨 고어가 부통령이라는것을 알고 있는 사람마저 5분의3에 불과
했다.

또 민주당출신의 클린턴대통령을 비판하는 공화당이 하원의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 61%에 불과했고 "공화당과
민주당중 어느 정당이 보수적이냐"이라고 잘못된 대답을 한 사람이 8%나
됐다.

그 밖에 노인의료보험비가 해외원조비의 6배이상 예산이 들어가고 있지만
58%의 유권자가 "해외원조비쪽이 많다"고 응답했으며 4명중 3명이 연방
정부에 불만을 품고 있다.

이같은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워싱턴 포스트지는 "무관심과 무지독선"
이라고 논평하면서 "정치에 관한 지식을 가진 사람일수록 정부에 대한
불신이 있다"고 문제의 복잡성을 지적했다.

"정치적 무관심"은 선진국의 일반적 경향이라지만 결코 바람직스런 현상은
아니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즈지가 "빛바랜 미국의 낙관주의가 대통령선거의
행방에도 영향을 미칠것"이라고 반응을 보인것은 미국인의 "정치적
무관심"을 우려한데서 나온 것이다.

지방자치제 실시후 처음으로 실시되는 "4.11"총선을 앞두고 우리국민의
정치적 관심과열을 우려하는 지적이 있다.

그러나 올바른 후보자나 정당을 선택한다는 측면에서 "무관심"보다는 낫지
않을까 싶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