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의 연구대상 인물"

한국기업전산원 직원들은 김길웅사장(41)을 이렇게 부른다.

회사의 연구개발자들이 모두 매달려도 풀지 못한 문제가 그의 손을
거치면 쉽게 해결이 돼서다.

기업전산원은 경영정보시스템(MIS)과 통합정보소프트웨어인 그룹웨어개발
전문업체.

김사장의 "해결사"능력은 그의 이력과 무관치 않다.

고려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그의 첫 직장은 한국경영컨설팅.

그곳에서 7년여간 경영컨설턴트로 활약하면서 200여개사를 경영진단한
경험 덕분에 그는 기업현장의 업무흐름를 꿰뚫게 된 것같다고 들려줬다.

"경영진단과 사업성검토를 해 주면서 효율적인 프로젝트 수행을 위해
컴퓨터를 배우게 됐다"는 김사장은 직접 개발한 평가프로그램을 업무에 쓸
정도로 컴퓨터 실력을 쌓아나갔다.

C언어와 어셈블리어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있을 정도가 됐다.

"PC의 고성능화가 급진전되고 있는데도 기업에서는 이를 충분히 활용치
못하고 있다"

경영학과 컴퓨터 양쪽의 실력을 겸비하게 된 그의 눈에 컴퓨터는 기업의
경영 생산성을 높이는 필수도구로 인지됐다.

김사장의 이같은 생각은 지난 84년 창업으로 이어졌다.

한국기업전산원이라는 사명도 그의 창업론에 따른 것이다.

기업의 전산화를 지원하는 기관으로 자리매김 하겠다는 의지이다.

아울러 국가사회의 정보화촉진에도 일조를 하겠다는 각오에서다.

김사장은 회계탑 경영정보탑등 탑시리즈로 불려지는 MIS를 기존제품의
20분의 1가격에 잇달아 개발, 4만3,000여개사에 보급했다.

기업전산원은 MIS 전문업체에서 90년 그룹웨어까지 다루는 업체로
변신을 시도했다.

"그래픽 사용자인터페이스(GUI)가 컴퓨터 환경으로 자리잡을것"으로
확신한 김사장은 문자 숫자만을 다루는 MIS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다.

기업전산원이 전자결제 전자우편등 회사내 업무흐름을 자동화하는
통합정보소프트웨어 그룹웨어 업체로 나서게된 배경이다.

그는 이를위해 컬러화상을 최대 2백대 1까지 압축 복원하는 기술을
개발 이를 접목한 그룹웨어 "사무혁신탑"을 지난해 내놓았다.

"사무직 업무시간의 80%가 문서를 다루는 일이다.

이를 최대한 줄여 의사결정을 빨리하고 생산성을 높이는게 그룹웨어의
몫"이라고 밝힌 김사장은 기업의 비지니스 리엔지니어링을 이끌어 내는
소프트웨어업체로 크겠다고 다짐했다.

< 오광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