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유리의 제1대주주가 자기회사 주식을 대량으로 매입하겠다고 밝혀 주목
받고 있다.

회사측은 경영권보호를 위한 것으로 설명하고 있으나 증권계에선 경영권 분
쟁의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

12일 한국유리의 제1대주주인 이세웅 주주등 3인의 주주는 경영권 안정을
위해 자기회사 주식 23만5천주(지분율 2.20%)를 사들이겠다고 증권관리위원
회에 대량주식 취득 승인을 신청했다.

이세웅등 제1대주주측은 이를 통해 12.84%인 현재의 지분율을 15.04%로 끌
어올려 경영권의 안정을 도모할 것이라고 밝히고 제2대주주인 최태섭씨 등과
는 사전에 합의가 있었던 만큼 경영권 분쟁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증권가에는 그러나 올들어 이회사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이세훈씨측이 10
만7천주를 이미 사들여 지분율을 1%포인트이상 높여놓았던 데다 창업자 세대
들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고 2세 경영이 본격화하고 있는 점등을 들어 경영
권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있다.

특히 지난 2일엔 제2대주주이자 동업자인 최태섭씨 쪽에서도 공식 지분율이
5.53%에 달하고 있음을 증권감독원에 새로 신고해오는등 양측의 지분구조에
상당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어 이같은 경영권 분쟁설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국유리는 최태섭씨(현 한국유리 명예회장)와 이봉수씨(현 한국유리 회장)
가 지난 57년 창업한 유서깊은 기업으로 그동안 모범적인 동업기업으로 운영
되어왔다.

이같은 동업체제에 따라 최태섭씨쪽에서는 명예회장의 아들인 최영증씨가
현재 한국유리 부회장을 맡고 있다.

한편 제1대주주나 제2대주주측의 관계자들은 모두 이번 주식 매입이 외부로
부터의 경영권 침해를 막기위한 것일 뿐 내부 분쟁이 있는 것은 아니라며 경
영권 분쟁설을 부인하고 있다.

< 정규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