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진평왕(579~633)때의 승려 융천사가 지은 "혜성가"라는 행사가 있다.

"삼국유사"에 나오는 그에 얽힌 설화를 보면 혜성의 출현은 사람들에게
큰 공포의 대상이었음을 알수 있다.

세명의 화랑이 금강산으로 유람을 떠나려 하는데 그때 마침 혜성이 나타나
심대성(중심이 되는 큰별)을 범하는 변리가 일어났다.

이런 변리는 가끔 국토에 불길한 변란을 가져오는 징조라고 생각하는게
당시의 통념이었다.

그 화랑들은 금강산 유람을 포기했다.

그때 융천사가 "혜성가"를 지어 불렀더니 그 면리는 사라지로 국토를
침범한 왜구들이 모두 달아나 버렸다.

서양사람들도 옛날에는 하늘에 혜성이 나타나면 지상에 전란 역병
천재지변 등의 흉조가 닥친다고 생각했다.

문명시대에 들어선 1066년 혜성이 나타났을때는 사람들은 그러했다.

얼마뒤 영국 식솔들의 해롤드왕이 윌리엄1세에 정복되자 당연한 귀결
이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서양에서는 중세까지도 혜성이 지구의 대기권에서 일어나는 자연현상
이라고 믿어왔으나 16세기에 이르러서야 궤도를 도는 천체임을 밝혀냈다.

그러나 한국과 중국에서는 오랜 옛날부터 혜성을 천체의 일종으로 믿었다.

뒷날 밝혀진 바로는 혜성은 지구나 다른 행성들처럼 태양 둘레의 궤도를
도는 천체라고 그러나 대부분의 혜성은 우주의 머나먼 곳까지 날아가기
때문에 지구에서는 3년~3000만년에 한번씩 볼 수 있을뿐이다.

혜성은 원형의 머리와 길다란 고리를 가지고있다.

머리부분은 핵과 그 둘레를 에워싸고 있는 희미하게 빛나는 코마(coma)로
조성되어 있다.

그러나 그 성분은 아직도 속출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운석물질 수소 탄소 질소 산소 등의 화합물로 이루어진 얼음과 티끌입자가
뭉쳐진 것이 핵이라고 추정되고 있을뿐이다.

기원전 3000년전부터 지금까지 관측되어 기록으로 남아 있는 혜성은
1,000개가 넘는다.

그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은 핼리혜성이다.

기원전 239년 처음 발견된 이래 76년마다 지구를 찾는 핼리혜성은
그때마다 상공에서 장관을 연출해 왔다.

그런데 오는 3월말 20세기에 지구를 찾은 혜성중에서 가장 밝은
히야쿠타케혜성(일본 아마추어천문가 히야쿠타케 유지가 지난 1월31일
발견)이 지구에 가장 가까이 접근하여 금세기 최고의 우주쇼를 연출하는
것을 눈으로도 볼수 있게될 것이라고 한다.

가스꼬리와 티끌꼬리가 얼마나 길게 이어져 장관을 보여 줄런지
궁금하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