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20대 무장청년 1명이 14일 오후 평양주재 러시아 무역대표부에
침입, 정치적 망명을 요청했다고 이타르타스통신이 보도했다.

또 러시아 정부는 이 청년의 망명허용여부를 검토중이라고 보도했다.

이타르타스통신은 25세 가량인 이 청년의 정확한 신원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북한 노동당본부의 특수경비를 맡고있는 보안요원이라고 전했다.

또 이 청년은 이날 무역대표부가 위치한 러시아대사관 담장을 넘으면서
북한 경비병 3명을 사살한 뒤 무역대표부에 침입,대표부직원들을 인간방패로
삼아 북한 당국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 청년은 정치적 망명을 요구하면서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사살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타르타스 통신은 이어 협상팀으로 보이는 북한군 장교들이 대표부가
위치해 있는 평양 중심가의 러시아 대사관 단지내로 분주히 들락거리고 있는
것이 목격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통신은 러시아 외무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 외무부가 이 청년의 망명
허용여부에 대한 논의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외무부 소식통은 그러나 망명을 요구하면서 러시아 외교공관으로 북한
주민이 난입한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상기시켰다.

그는 "지난 80년대에도 평양주재 옛소련 대사관에 북한 주민이 난입해
정치적 망명을 요구한 사건이 한차례 이상 있었다"면서 "그러나 과거에는
모든 망명 요청자들을 북한 당국에 인도했었다"라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