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혜림씨 일행의 탈북을 둘러싸고 남북한간에 미묘한 긴장이 조성되고 있다

16일 내외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김정일의 동거녀인 성씨일행의 탈출사건을
겨냥 한국측의 모략비방이라고 매도한 뒤 "단호한 보복조치"를 취할 것이라
고 위협했다.

이와 관련 정부고위당국자는 이날 "북한이 이번 성씨일행의 서방 탈출 등에
자극받아 보복차원의 국지 도발 내지 납치, 테러등 대남 도발을 벌일 가능성
이 높다"며 "지난 15일 통일안보정책조정회의에서 논의된대로 치안 및 안보
태세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중앙통신을 통해 성씨일행의 서방탈출 사실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채 "남조선이 우리 최고지도부를 헐뜯는 전대미문의 대죄를 저질렀다"
고 주장하고 "우리 최고지도부를 헐뜯는 놀음을 벌이는 것은 우리에 대한 전
면도전과 대결을 선언한 것과 같다"고 위협했다.

이어 북한은 "정정당당한 수단과 방법을 다해 보복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정부는 이같은 북한의 협박성발언과 관련, 북한의 움직임을 예의주시
하는 한편 이달말 서남아방문 및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참석을 위해 출
국할 예정인 김영삼대통령의 신변경호에도 만전을 기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
졌다. <허귀식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