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2등 버거킹이 "빅맥 사냥"에 나섰다.

항상 맥도널드의 그늘에 가려 있던 버거킹이 챔피온쟁탈전에 도전장을
내놓은 것.

버거킹은 최근 취임한 신임 최고경영자(CEO) 로버트 로웨스의 진두지휘아래
맥도널드 추격전 전략을 착착 진행시키고 있다.

버거킹의 제1전략은 "해외영업강화".

버거킹은 맥도널드가 전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는 동안 세계 무대 뒷전에
앉아 구경만 하고 있었다.

맥도널드는 총매출의 48%, 영업이익의 절반이상을 해외에서 거둬들이고
있다.

반면 버거킹의 경우 해외영업 비중은 20%도 채 안된다.

이런 최대약점을 치료하기 위해 버거킹이 첫 메스를 댄 곳이 유럽. 버거킹
은 그동안 미국에 앉아서 유럽영업을 운영해 왔다.

그러니 잘될리 만무했다.

버거킹은 이런 안이한 태도를 뜯어고치기 위해 우선 2명의 유럽현지
경영인을 영입했다.

한명은 버거킹의 유럽 4대 시장(프랑스 독일 스페인 영국)의 영업을 총
감독하게 된다.

나머지 한명은 신시장 개척 임무를 맡았다.

다음은 체인전략 수정.

버거킹은 지금까지 직영 체인점을 조금씩 팔아 호주머니를 채워 왔다.

94년에는 1억100만달러, 지난해에는 4,700만달러를 직영체인 매각으로
벌어들였다.

그 결과 현재 버거킹의 미국 체인점 6,500개중 직영 비율은 7%로 줄어
들었다.

맥도널드의 20%에 비하면 형편없는 수치이다.

직영 체인점이 적다는 것은 그만큼 매니저 키우기가 어렵다는 말이기도
하다.

결국 눈속임 장사로 당장 돈지갑은 불려 놓았지만 결국에 가서는
제살깎아먹기가 된 것이다.

그래서 취한 조치가 미시시피강 서쪽의 직영체인 매각 중지였다.

버거킹은 올해 미국에 20개의 직영체인점을 개장할 계획이다.

전세계적으로는 올해 총 700곳의 체인점이 새로 생기게 된다.

"다운사이징에서 업사이징으로.."

버거킹의 세번째 전략이다.

버거킹은 무턱대고 다운사이징만 해온탓에 이제는 일손이 모자라는 형편이
됐다.

버거킹은 지난 93년 4만1,000명이었던 인원을 1만6,000명으로 잘라버렸다.

이제는 인원도 늘리고 예산도 확대해 성장정책으로 궤도를 수정한다는 것이
로웨스의 계획이다.

올해 미국시장 마케팅 예산도 지난해보다 3,000만달러 늘어난 2억8,000만
달러가 책정됐다.

여기에 체인점마다 별도의 지역 광고비도 얹혀진다.

시장개척, 판로및 마케팅 정비에 이은 네번째 전략은 "음식의 질 향상"
이다.

제아무리 TV광고를 잘해도 막상 식당이 더럽고 음식맛이 없다면 손님이
붙을리 없다.

우선 버거킹은 주요 메뉴 바꾸기에 들어갔다.

한 예로 감자튀김을 더 바삭바삭하게 만들 계획이다.

올 봄부터는 새 아침 비스킷 메뉴도 선보인다.

샌드위치빵의 질도 높일 방침이다.

"맥도널드 수준의 음식을 만드는 게 문제가 아니다. 우리의 목표는
맥도널드보다 더 좋은 음식을 만드는 것"이라고 로웨스는 잘라 말한다.

음식 개선과 함께 버거킹은 최근 북미 레스토랑 영업 책임자도 새로 임명
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자"는 각오에서 였다.

영업담당자들에 대한 교육프로그램도 강화됐다.

가맹점의 교육 시간도 2배로 늘렸다.

버거킹은 그동안 "매각설"에 시달려 왔다.

거듭된 부인에도 불구하고 소문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그러나 로웨스는 크게 고민하지 않는다.

성장전략의 고삐를 바짝 죄가며 "버거킹호"를 빠른 속도로 몰아가는데만
전념하고 있다.

버거킹호가 쾌속질주로 빅맥을 추월한다면 이런 악성소문들은 자연히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 노혜령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