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이 잘 걷힌다.

17일 재정경제원이 발표한 "95년 국세징수실적(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에서 거둔 세금은 모두 56조7천7백59억원으로 94년보다 20.1%(9조5천
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정부가 당초 예산을 편성할때의 전망(54조3천7백60억원)보다도 4.4%
(2조4천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재경원은 당초 7.5%로 증가했던 경제성장률이 9.3%(추정)로 높아지는등
경기호조로 세수증가율이 높았다며 작년의 호경기가 금년 세수에도 영향을
주어 올해 세입예산(64조4천6백80억원)목표 달성도 무난할 것으로 전망했다.

재경원관계자는 지난해 세수초과징수액과 세출불용액이 각각 2천여억원에
달해 총세계잉여금이 약 4천억원이 이를 것으로 보고 오는 6월이후 재정
여건등을 감안해 국채상환이나 추경예산재원으로 활용키로 했다.

<>어떤 세금을 얼마나 거뒀나=

증권시장침체로 인한 증권관련 세수부족을 봉급생활자들의 근로소득세로
메운게 특징이다.

지난해 세금이 당초 목표치보다 걷히지 못한 세목은 증권거래세(<>6백
60억원)와 증권거래액에서 떼는 농어촌특별세(<>2천99억원)등 증권관련
세금이 대부분이다.

반면 소득세(1천9백52억원) 법인세(3천5백50억원)등은 목표치를 크게
웃돌았다.

94년 징수실적과 비교해보면 이같은 특징이 더욱 두드러지는데 각종 세목중
소득세의 세수증가율이 21.2%로 가장 높았다.

특히 봉급생활자들이 내는 근로소득세는 3조7천5백11억원에서 5조7백83억원
으로 무려 35.4%나 늘어났다.

이종성 재경원세제1심의관은 "작년에 경기가 호전된 기업들이 성과금을
대폭 늘렸고 취업자가 54만명 늘어나 근소세 증가율이 높아졌다"며 "올해는
면세점 인상과 세율조정으로 증가율이 크게 둔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경원은 지난해 전체 국세에서 근로소득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8.9%로
일본(21.2%) 영국(15.8%)등 선진국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상속.증여세도 당초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세목이었는데 이는 부동산
경기침체로 세금을 부동산 현물로 내는 "물납액"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세금 얼마씩 냈나=

지난해 1인당 조세부담액은 국세 1백25만5천원, 지방세 33만2천원등 모두
1백58만7천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94년의 1백36만1천원보다 16.6% 증가한 것이다.

이에따라 조세부담율도 지난해 20.0%에서 20.7%로 0.7%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93년을 기준으로 할때 프랑스(28.9%) 영국(27.4%) 독일(24.1%)등
보다는 낮지만 일본(19.3%)보다 높고 미국(20.9%)과도 거의 비슷한 수준
이다.

<육동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