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기술을 공포증 치료에 이용하는 실험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고소공포증 비행공포증 운전공포증 등에 시달리는 이들에게 가상공간
에서 유사한 공포를 체험토록 함으로써 공포를 극복케 하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다.

대부분의 실험이 아직 초보단계에 머물고 있지만 고소공포증 치료에서
는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있다.

지난해 미국 애틀랜타주 3개 대학이 학생들을 상대로 수주일간 실험한
결과 치료후 공포증이 현저히 감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가상현실치료에서 고소공포증 환자는 헬멧처럼 생긴 HMD를 머리에 착
용하고 손에 마우스를 쥔채 사방 4피트 공간에 서서 49층짜리 건물을 투
명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발코니에서 걷는 체험을 한다.

HMD로 들여다보는 가상공간은 현기증이 날 만큼 아찔하다.

이곳에서 고소공포를 체험한 환자는 자신감을 얻어 자연스럽게 공포증을
극복하게 된다.

미국방부와 메닝거클리닉은 소프트웨어업체들과 함께 실험결과를 상품
화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금년 여름께 시판될 가상현실치료시스템은 펜티엄급 PC와 가상현실 소
프트웨어 및 HMD로 구성된다.

예상가격은 1만5,000달러.

가상현실치료에 전혀 부작용이 없는 것은 아니다.

환자는 가상현실을 체험하는 과정에 현기증이나 편두통 구토를 경험할
수 있다.

가상현실치료가 장기적으로 신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아직 밝혀
지지 않았다.

< 김광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