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비용 절감은 모든 제조업이 공통으로 추구하는 과제다.

최근 일본에서는 "멀리 있는 계열사보다 가까이 있는 타사가 낫다"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이웃회사와의 공생을 통해 비용삭감에 성공한 회사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화제의 기업은 제일제약과 동북제지로 이들의 협력사례는 경쟁관계가 없는
타업종간에 보완체제로 생산효율을 높였다는 점에서 다른 많은 기업들에도
경비절감의 본보기를 보여주고 있다.

가열 건조등 생산및 실험공정에서 증기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제일제약은
종래 추전시에 있는 공장 한쪽에 설치한 보일러에서 증기를 생산해 왔다.

그러나 현과 시가 가격이 비싼 중유사용을 의무화면서 막대한 에너지비용을
감당키 힘들게 됐다.

그러던차에 지난 92년 부임한 새 사장은 인접한 동북제지공장이 막대한
양의 증기를 사용하고 있는 사실을 알게 됐다.

제일제약은 증기매매 교섭 2년만에 최종 합의에 도달했다.

합의에 따라 양사는 모두 5,000만엔을 투자해 양 공장 사이 600m 거리에
증기 파이프라인을 가설, 증기를 내보낼 통로를 만들었다.

이에따라 증기 생산비용도 종래 t당 연간 약 6,000엔 정도였으나 4,000엔
수준으로 줄었다.

제일제약은 올 여름 새 뇌신경전달개선제를 생산할 계획인데다 사무실건물
등의 냉난방까지도 앞으로는 증기를 사용할 예정이어서 에너지비용삭감효과
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편 24시간 보일러를 가동하면서 항상 증기를 만들고 있는 동북제지가
제일제약에 판매하는 증기는 전체생산량의 10%에 불과해 별도의 투자가
필요치 않았다.

반면 연간 수천만엔정도의 증기판매수입을 거두게 된것이다.

두회사의 협력케이스는 공장이 서로 인접해 있다는 좋은 조건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지만 공장내에서 뿐만 아니라 공장외부에서 비용을 절감할수
있는 길을 발견했다는 점에서 교훈을 주고 있다.

< 이창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