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럽 중견AV업체들이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AV시장이 장기간의 불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필립스그룹의 독일자회사인 그룬디히사는 20일 경영난 타개를
위해 전체종업원의 4분의1에 해당하는 3천여명의 인원삭감계획을 발표했다.

또 모기업인 필립스는 올해안에 그룬디히가 흑자로 돌아서지 못할 경우
자금추가지원을 전면 중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룬디히는 지난해 사업구조조정에 따른 18억달러의 특별손실을 포함해
모두 2억2천만달러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필란드의 노키아도 지난해 TV사업부문에서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해 이
부문의 종업원 6백여명을 줄일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노키아는 이와함께 앞으로 AV제품은 브랜드와 판매망만 유지하고 제품생산
은 모두 하청업체에 맡기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서유럽의 AV시장규모는 지난 91년에 5백25달러에 달했으나 지난해에는
3백80억달러선으로 4년만에 27.6%나 줄어들었다.

이는 고용불안으로 개인소비가 크게 위축된데다 가전제품의 잠재수요가
PC로 대거 흡수된 때문인것으로 풀이된다.

유럽전자업계는 수출시장을 적극 개척하지 않는한 중견업체들의 경영난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