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우회는 서울 여의도 한가운데 위치한 증권거래소 직원들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기 위해 만든 모임이다.

지난 90년 가을 필자가 이광수 현 회장과 함께 출범시켰으니 벌써
5년이 흘렀다.

돈의 논리가 철저하게 신봉되는 냉혹한 증권가에서 자비 불법의 소리를
전하는 모임이 생기자 주변에서 불법회가 아닌 불법회가 아니냐는 놀림도
있었다.

그러나 불심으로 어려움을 이겨나가 이제 직원 모두가 인정하는 회원
40명의 사내조직으로 성장했다.

법우회는 한달에 한번 여의도 유일의 법당인 홍우포교원에서 현진스님
지도 아래 법회를 가지고있다.

그러면서 계절에따라 전국의 명찰을 찾아 큰 스님들의 주옥같은 법문을
청해 듣고있다.

지난해 초겨울 양산 통도사를 방문했던 기억은 잊을 수 없다.

새벽 3시반에 예불에 참석했는데 큰 법당 가득히 좌선한 스님들의 예불
합창 소리는 베토벤의 교향곡"합창"보다 더 장엄해 모든 회원들이 감동에
젖었다.

작년 봄 민통선 안에 있는 철원 도피안사 방문때 우리 민족의 통일을
위해 주야로 발원하고 있다는 스님 말씀은 풍진에 묻혀 직장생활에만
매달려 사는 자신을 되돌아 보게 했다.

지난해 12월 경기도 화성에 있는 무의탁노인 복지시설인 자제정사를
방문했을 때는 돈을 만지는 직장이어서 반갑다던 비구니 주지 스님의
말씀을 듣고 좀더 도움을 주지 못한 아쉬움을 가지기도 했다.

증권거래소 불법회는 5년여동안 활동해오는 가운데 회원이 현재
40여명으로 늘었다.

이광수법우(채권부)가 회장으로, 권재칠법우(홍보실)가 총무로 회의
기둥 역할을 하고 있다.

또 증권계에서 거래소만 유일하게 참여하고 있는 금융단불교연합회에서
간사로 활약하고있는 이기재(선물시장부), 궂은 일을 도맡으면서 장가는
안가고 출가에 더 관심이 있는 김상문(채권부), 불교서적 남 수독오거서의
경지에 이른 한재룡(공사부), 조계종 청년회소속으로 최신 정보를
끊임없이 알려주는 송진효(채권부), 멀리 대구에 있으면서 마음은 항상
법우들과 있다는 이영태(대구사무소)법우 등이 법우회에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병자년에는 증권업계에서 처음으로 시작된 거래소 불법회 회원들의
자비광명의 소리가 범증권계로 확산되기를 두손을 모으고 기대해본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