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실명제가 실시된지 2년5개월이 지난 지난해 말 현재 실명으로 예금해
놓고도 실명확인을 하지 않고 있는 금융자산이 5조4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아직까지 가명상태로 남아 있는 예금액은 3백71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20일 재정경제원에 따르면 금융실명제가 실시될 당시 금융권의 예금액
1억7천5백만계좌 4백5조5천억원 가운데 지난해 12월말까지 실명확인을
했거나 차명에서 실명으로 전환한 예금액은 1억5천2백만계좌에 4백조1천
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중 실명으로 예금했다가 이를 확인한 예금액은 1억4천9백만계좌(85.0%)에
3백96조6천억원(97.8%), 차명으로 예금했다가 실명으로 전환한 예금액은
3백22만계좌에 3조5천1백36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실명제 당시 가명으로 예금돼 있던 63만계좌 2조8천4백17억원 가운데
지난해말까지 실명으로 전환한 예금은 60만계좌(95.2%)에 2조8천46억원
(98.7%)인 것으로 나타나 아직까지 3만계좌 3백71억원이 가명상태로 남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재경원은 실명으로 예금했다가 아직까지 실명확인을 하지 않은 5조4천억원
의 경우 대부분 만기때 실명확인을 한뒤 돈을 찾으려고 미루고 있는 장기
저축성예금이거나 소액 휴면예금이 대부분일 것으로 추정했다.

< 김정욱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