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주변세계 정보의 80%이상을 눈을 통해 얻는다.

각종 정보전달수단중 영상매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영상매체를 고도화하기위한 연구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이유이다.

이제까지 개발된 가장 확실하고 대중적인 영상매체는 TV이다.

TV는 그러나 2차원적인 평면영상 밖에 전달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최근 개발된 고선명TV(HDTV)역시 기존 TV와 다름없다.

해상도만 높아졌을 뿐이다.

원거리정보를 있는 그대로 입체화해 전달하는 3차원 영상매체의 현실화는
아직 꿈에 불과하다.

미국 일본 등 선진각국에서의 이들 3차원 영상매체에관한 연구개발활동도
현실영상을 그대로 옮겨 놓는 궁극적인 수준에는 이르지못하고 있다.

그러나 21세기 초반께는 모든 영상정보의 전달이 입체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전신전화(NTT)는 화면크기 10인치 정도의 렌티큘라방식 입체TV를
개발해 놓고 있다.

미국의 MIT미디어연구소의 경우 컴퓨터합성 홀로그램을 이용한 가로세로
5cm크기의 입체TV 시제품을 내놓는등 입체영상 수록및전송 그리고 수신장치
상용화에 힘을 쏟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3차원영상매체센터를 주축으로
이들을 따라잡기 위한 연구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과기연의 3차원영상매체센터는 KIST-2000으로 명명된 장기 연구프로그램을
지난 94년부터 수행해오고 있다.

3차원영상매체센터의 입체영상매체개발 연구활동은 현재 3가지 방향으로
진행중이다.

첫째는 입체영상을 볼 수 있는 특수안경을 불편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다듬은 것이며 둘째는 렌티큘라방식의 효용성을 높이는 것이다.

두가지 방식 모두 기존 방송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는 기법이다.

렌티큘라방식의 경우이미 화면크기 10인치 이상의 수신기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해 놓고있다.

렌티큘라방식은 반달모양의 원통형 플라스틱 렌즈를 평면으로 배열,
양쪽눈의 시각차이를 이용해 입체감을 느끼도록 하는 방식으로 가장 빨리
실용화될 수 있을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첫번째 방식은 특수안경을 착용해야하는 불편함을 극복할 수
없다.

렌티큘라방식도 시야각이 좁아 극히 제한된 위치에서만 입체감을 느낄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기존TV의 경우 시야각이 1백20도로 측면에서도 영상을즐길수 있는데
비해 렌티큘라방식은 시야각이 20도밖에 안돼 정면에서 볼 때만 입체감을
느낄수 있다는 얘기다.

3차원영상매체센터는 이에따라 렌티큘라방식의 시야각을 넓히는
기술과 완전한 3차원영상을 구현할 수 있는 홀로그래피방식에 대한
연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음달중에는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국제워크숍을 열고 종전보다
개선된 와이드 필드뷰 입체렌티큘라시스템과 입체와 평면영상을 동시에
볼 수있는 퍼스널TV를 선보일 예정이다.

또 홀로그래픽비디오, LCD를 이용한 입체비디오, 광파이버격자를 이용한
입체화면전송방식, 고속광모듈레이터를 이용한 전송기법등 한단계 앞선
핵심관련기술 개발결과를 보여줄 계획이다.

완벽한 입체영상을 안방에 옮겨 놓을 수 있는 홀로그래피방식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물론 극복해야할 과제들이 많다.

홀로그램의 경우 1제곱센치미터에 1기가비트의 데이터가 있어 현재의
기술로는 전송이 불가능한데다 자연환경의 완전한 입체기록기술과 표시기술
역시 미개발상태이다.

3차원영상매체센터장 손정영박사는 "반홀로그래피기술을 상용화단계에
있는 기존 입체TV기술과 접목시킬 경우 완벽한 입체영상을 구현할 수
있는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쯤이면 홀로그래피방식의
입체영상을 찍어보낼수 있는 기술개발을 끝낼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3차원 영상매체는 21세기 전자시장의 핵으로 부상할 것"이라며
"2000년대 초까지는 특수안경을 쓰지 않고 어떤 자세에서도 가장자연스런
형태의 입체영상을 즐길 수 있는 입체TV시스템을 독자개발할 수 있을 것"
이라고 강조했다.

< 김재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