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력"의 고려증권이냐, "힘"의 현대자동차써비스냐.

2개월여의 장기 레이스를 거친 96 한국 배구슈퍼리그가 오는 24일부터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열릴 고려증권-현대차써비스, 호남정유-한일합섬
간의 남녀부 최종 결승전으로 후끈 달아오르게 됐다.

남녀 모두 5전3선승제로 코트의 최강자를 가릴 이번 대회의 최대
관심사는 남자부.

세터 이성희의 재치있는 볼 배급에 문병택 이수동의 좌우 공격,
센터 박선출 등이 포진해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운 고려증권은 이번
슈퍼리그에서 18승1패로 최고승률 (0.947)을 기록하고 있어 3년만에
"배구명가"의 자존심 회복을 선업했다.

현대차써비스도 임도헌-마낙길 거포와 국내 최장신센터 제희경
(207cm), 윤종일 (203cm)을 앞세워 3년 연속 우승을 내걸고 수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고려증권은 93년 우승 멤버였던 이성희가 복귀했고 "흙속의 진주"
이수동이 강타를 작렬시켜 전력이 크게 좋아졌다.

또 올해 입단한 신인 박선출이 상대 수를 읽어내는 블로킹으로
제몫을 톡톡히 해내 문병택 이병용등이 공격패턴을 다양화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그러나 1, 2차전에서 패했던 현대자동차써비스 또한 쉽게 무너질
팀은 결코 아니다.

국내 초특급 공격수 임도헌이 건재하고 마낙길의 노련미가 가세하고
있는데다 제희경이 경기를 거듭할수록 상대 세터의 전술을 재빨리 간파,
블로킹 성공률이 탁월하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