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5사의 증설경쟁이 한창이다.

특히 국제경쟁력제고를 위해 고도화시설인 중질유분해시설과 탈황시설등
2차시설 증설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중질유 분해시설은 중유를 원료로 경질유인 휘발유나 경유를 만들어내는
시설이다.

경질유수요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세계적인 시장구조변화에
적응하려면 필수적인 고도화시설이다.

탈황시설도 환경규제에 대한 대응책으로 저유황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긴급한 시설이다.

업계가 앞다퉈 이들 2차시설 증설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이런 고도화
시설을 확충하지 못하면 정유산업에서 낙오할 것이란 우려감 때문이다.

이런 추세를 반영해 유공 쌍용정유 한화에너지등은 중질유분해시설과
탈황시설의 신증설작업을 벌이고 있다.

호남정유와 현대정유는 이미 하루 7만배럴과 3만4,000배럴짜리 분해시설을
각각 갖고 있다.

유공은 분해시설을 하루 3만배럴에서 8만배럴로 늘리는 증설작업을
올 연말께 완료할 예정이다.

쌍용정유는 올해말까지 3만배럴의 중질유분해능력을 6만배럴까지 늘릴
계획.

한화에너지는 4만배럴짜리 중질유분해시설을 건설하고 있다.

이에따라 지난해 하루 6만4,000배럴에 불과했던 중질유 분해시설은
내년에는 28만4,000배럴로 크게 늘어나게 된다.

탈황시설에서의 신증설 경쟁도 뜨겁다.

유공과 호남정유가 각각 올해안에 9만, 5만배럴의 능력을 갖추게 되고
한화는 3만배럴짜리를 짓고 있다.

쌍용은 지난해 2만5,000배럴 규모의 공장을 완공했다.

업계는 이와함께 기본시설인 상압증류의 능력도 부지런히 키워가고
있다.

국내 생산규모는 95년 현재 하루 181만8,000배럴.

61만배럴의 생산능력을 갖고 있는 유공은 올 1.4분기 완공을 목표로
20만배럴짜리 새 상압증류시설을 세우고 있다.

호남정유는 올 하반기면 상압증류시설규모가 하루 38만배럴에서
60만배럴로 대폭 확충된다.

현대정유도 3월께 증설분이 완공되면 1차시설이 하루 11만배럴에서
31만배럴로 늘어난다.

정유업계가 현재 추진중인 시설증설에 투입하는 돈은 약 4조8,500억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이 가운데 고도화시설의 투자비가 3조7,600억원으로 78%를 차지할만큼
비중이 높다.

이 고도화시설 투자가 1단계 마무리되는 오는 97년께 우리 정유산업의
상압시설과 비교해 고도화설비 비율은 17.6%정도로 높아진다.

현재의 비율은 5.5%수준에 불과하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