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체마다 글로벌전략을 외치고는 있지만 해외진출은 여타업종에
비해 매우 부진한 편이다.

거대 장치산업으로서 이전이 쉽지 않은데다 유치를 원하는 나라에서도
자국 에너지산업 보호를 이유로 많은 조건을 달기 때문이다.

원유생산 개발 탐사등 해외석유개발사업에는 정유5사 가운데 유공외에는
대부분 아직 손을 제대로 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신 계열 종합상사를 통해 해외석유개발사업에 간접 진출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국내 정유사들이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해외정유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곳은 현재로서는 중국과 베트남 정도이다.

중국진출에 가장 적극적인 회사는 유공이다.

이 회사는 중국 심 에 약 6억달러가 투자되는 합작공장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당국과 상당히 "깊은" 수준까지의 대화가 오간 것으로 알려진
이 프로젝트는 의향서상으로 하루 11만배럴짜리 정제능력을 갖춘 공장을
설립키로 돼있다.

유공은 이와 함께 베트남측으로부터 정유공장투자를 요청받고 사업타당성
조사를 벌이고 있다.

유공은 해외유전개발에도 적극적이다.

예를 들면 마리브광구 개발에 15.9%의 지분으로, 이집트의 북자파라나
해상광구에 25%의 지분으로 참여, 원유생산에 성공했다.

이 지역에서 캐낸 원유가 현재 국내로 들어오고 있다.

쌍용정유도 중국 진출에 적극성을 띠고 있다.

이 회사는 합작선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와 손잡고 중국에 합작정유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진출범위를 동남아지역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또 아람코와 LPG등의 수입확대방안을 검토하는등 합작관계를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한화에너지는 알제리와 페루에서 유전개발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석유류 유통사업에 관심이 더 많은 편이다.

지난 94년 독립국가연합(CIS)의 그루지야와 카자흐스탄에 각각 석유유통
회사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앞으로도 구소련 동유럽등 구사회주의권 국가를 대상으로
석유개발 정유업 유통업진출을 강화할 예정이다.

호남정유는 베트남에 정유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업계획은 아직 없다.

이 회사는 계열사인 LG상사 등을 통해 미국 육상광구를 포함, 세계
주요지역에서 유전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00년까지 소요 원유의 20% 이상을 해외에서 자체 생산한 원유로
조달할 계획이다.

현대정유는 현지법인을 늘려나간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기존의 싱가포르와 도쿄지사외에 홍콩 중국 영국 미국 중동지역에도
지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원유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유전개발사업에도 주력할 예정이다.

현대는 지난 92년 참여한 리비아의 NC170 등 3개 광구의 시추작업이
진행되고 있어 그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