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야생동물이동통로 생태터널설치등 자연생태계를 연결하는
"에코 브리지"(Eco-Bridge)운동이 확산되고있다.

23일 환경부에 따르면 도로건설등 각종 개발행위로 인해 인위적으로
단절되기 쉬운 자연생태계를 복원하기위해 생태네트워크를 유지할 수
있는 건설공법을 도입하는 지자체들이 늘어나고있다.

이에따라 주요 건설공사의 설계및 공법도 환경친화적인 기법으로
급격히 변하고있다.

강원도의 경우 춘천-대구간 중앙고속도로와 진부-동해간 국도확장공사
에서 주변 야생동식물을 보호하기위해 야생동물 이동통로를 설치하고
임상이 양호한 수목을 이식하는 등 보호조치를 강구키로 했다.

전라북도는 부안 다목적댐 이설도로사업을 시행하면서 자연경관이
수려하고 자연생태계가 우수한 중계리 쌍선봉지역에 터널공법을 도입,
4백m가량의 터널을 뚫고 동물이동통로를 설치키로 했다.

이와함께 경상북도는 상주-점촌간 도로확장공사때 동물의 서식지가
분리되는 지역에 대해 수로및 통로박스를 설치, 이동통로를 설치키로
했다.

서울시도 도시고속도로를 건설하면서 암절개로 인한 산림훼손을
막기위해 "암절개 보호식재공"으로 시공, 식생기반을 조성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숲을 재생할 계획이다.

이같은 공법이 집중도입됨에 따라 도로건설도 기존 절개식에서 터널식
으로 급격히 바뀌는 양상을 나타내고있다.

경기도는 서울외곽 고속도로를 건설하면서 당초 소래산 관통지역을 절개
식으로 설계했으나 자연환경파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최근
이 공사를 터널공법으로 변경, 자연생태계의 훼손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광주시도 제2순환도로 건설공사때 도로종단을 높게 설정해 9개소의
고가도로와 4개소의 터널을 건설키로함으로써 인근주민들로부터 호평을
받고있다.

환경부관계자는 "터널식이 비용이 많이 들고 공사기법도 까다롭지만
자연환경을 보전하는 효과는 높다"며 "아직까지 국내에 에코브리지가
설치된 지역은 없지만 앞으로 대형건설공사현장에 속속 들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환경부는 올해말까지 태백산맥내 오대산과 설악산을 잇는 지역과
지리산 동서관통도로가 지나는 심원계곡중 한 곳에 에코브리지를
처음으로 설치할 예정이다.

< 조일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