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장하면 과천이 떠오른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과천경마장에 가야만 경마를 즐길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TV모니터를 통해 실제 경마장에서와 똑같이 베팅 등을 할수
있는 곳이 의외로 많다.

한국마사회 지점 (장외발매소)이 바로 그런 곳이다.

장외발매소는 경마장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거나 시간이 없어
경마장에 갈수 없는 경마팬들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설치 운영되는
곳으로 창동 안산 등 서울 및 수도권에 총 20개소가 산재해 있다.

이중 14곳은 마사회가 직영하며, 6곳은 자회사인 경마진흥주식회사가
운영하고 있다.

장외발매소가 국내에서 처음 개장한 것은 지난 57년 명동 장외발매소
였다.

당시에는 TV가 없어 뚝섬경마장에서 전화로 연결, 확성기로 장내
방송을 했다.

84년부터 컬러TV가 들어오고 마권발매업무도 완전 전산화 되었으며
92년들어서는 마사회가 직접 장외발매소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중계방식도 94년들어 위성수신으로 바뀌었고 올 3월부터는 무궁화
위성을 이용함으로서 보다 선명한 화질로 전국 중계가 가능하게 됐다.

그러나 장외발매소는 밀폐된 공간에서 모니터를 보면서 경마에
참여함으로써 경마의 레저스포츠적인 기능은 약해지고 베팅위주의
도박적인 역기능이 조장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누차 지적돼왔다.

이런 문제점은 지금도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았다.

이에따라 마사회는 장외발매소의 나쁜 이미지를 벗고자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그 첫째가 경마가 없는날 장외발매소를 인근 주민들의 놀이.문화
공간으로 활용토록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 93년부터 꽃꽂이강습 노래교실 에어로빅 고전무용 서예 탁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 20곳의 장외발매소를 지역 주민들에게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주민들의 호응도 점차 높아져 94년에는 12만7천명이 참여했고 지난해
에는 18만여명이 이용했다.

특히 지난해 창동발매소에서는 에어로빅에 3만3,000여명, 송파 노래
교실엔 1만6,000여명이 몰리는 등 문전성시를 이뤘다.

또 각 장외발매소에서는 해당 지역내 소년소녀 가장, 양로원, 고아원
등에 생활필수품과 기부금을 지원하고 있다.

마사회측은 "장외발매소 이용고객이 전체경마인구의 60% (매출액도
60%)를 차지할 정도로 장외발매소는 경마대중화에 절대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보다 넓은 부지를 확보, 다양한 레저.휴게시설을 갖춘
종합레저센터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에서 가장큰 연면적 4,747평 규모의 영등포 장외발매소가
오는 3월2일 오픈하고 곧이어 일산도 문을 열 예정이다.

마사회는 또 무궁화위성 이용을 계기로 현재 수도권에만 집중된
장외발매소를 부산 대구 광주 등 전국 대도시로 확대 설치, 운영하는
문제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 김형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