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통신이 창사이래 최대규모의 조직개편에 나선 것은 본사조직의
슬림화와 사업부서의 권한을 대폭 강화한 책임경영체제를 통해 통신시장
경쟁에 대응하기위한 포석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국통신은 지난 81년 설립돼 6만여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연매출
6조7천억을 기록하고 있는 거대공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이같은 외형적 확대로인한 방만한 조직운영및 국제.시외전화
부문의 경쟁도입으로 인한 성장한계를 절감할수 밖에 없었다.

특히 WTO(세계무역기구)의 통신협상으로 오는 98년 통신시장이 완전개방
될때 현재의 조직으로는 외국선진통신업체들과 경쟁할수 없다는 위기감마저
느끼고 있던 상황이었다.

한통은 따라서 이같은 대내외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본사 및
사업부서의 재구성 <>시내.외 등 사업본부의 마케팅과 네트워크부문을
분리.통합 <>고객중심 마케팅체계정립 <>네트워크의 일원적 관리
<>공정경쟁기반조성 등을 목표로 하는 대대적인 조직개편안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한통은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사업본부를 마케팅, 전략영업, 네트워크,
조달, 연구개발, 인력개발, 해외사업, 무선사업, 위성사업, 초고속정보통신
추진본부로 개편하고 각 본부장에게 대폭적인 권한을 부여했다.

특히 신설된 마케팅본부에 시내전화업무외에도 시외, 국제, 전용회선의
이용요금결정권을 부여, 여러곳으로 분산돼 있던 마케팅기능을 집중시켰으며
각 본부간의 내부거래를 허용했다.

통신망관리의 일원화를 위해서는 네트워크본부를 신설, 시내를 비롯
시외, 국제회선 등을 관리토록해 기존의 각 사업본부별 망관련업무를
집중시켰다.

또 경영자율권 확보를 위해 지역본부와 일선전화국이 이익목표
범위내에서 자율적으로 예산을 편성할 수 있도록 했으며 지역본부장에게
2급직원 승진추천권과 1급직원(국장급) 전보권을, 전화국장에게 5급이하
직원임용권과 2급이하 직원 전보권을 부여했다.

경영혁신을 위해서는 <>간부급의 직위/직급분리제 도입 <>장기
전문경영인 교육과정 신설 <>해외사업, 회계, 법률 등 전문분야의
외부인력영입 <>능력과 성과에 따른 발탁승진제를 도입했다.

한통은 이밖에 다른 통신사업자가 필요로 하는 시내전화망을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어 공정경쟁을 보장해야 하는 부담도 안고 있다.

정보통신부는 신규통신사업자들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기틀을
확보해야만 향후 외국업체에 맞설 수 있는 능력을 가질 수 있다고 보고
한국통신에게 사업부문별로 회계분리를 통한 공정경쟁체계를 갖출것으로
요구해 왔다.

한통이 본사조직에 공정경쟁실을 신설, 공정경쟁기반을 조기에
정착시키기로 한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그러나 신설될 공정경쟁실이 오히려 다른 통신사업자들의 공정경쟁에
대한 항의를 무마하기 위한 기구로 변질될 소지가 있다는 일부 지적도
있다.

어쨋든 한통이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통해 경영효율을 높이고 경쟁력을
강화해 세계유수의 통신사업자대열에 올라설수 있을런지가 새롭게 관심을
끌고있다.

<김도경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