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엔 극이 있어도 보험상품 개발에는 끝이 없다.

사회가 발달하고 복잡해지면 질수록 그만큼 위험도 증가하는데다 소비자의
보험수요도 다양해지기 때문이다.

최근 생보사들이 최초로 개발해낸 상품을 보면 이 말이 여실히 증명된다.

한덕생명은 지난해 10월 국내최초로 순수보장성보험과 저축성보험을 결합한
복합상품인 "영에이지 교육자금플랜"을 개발, 시판했다.

보험기간중 불의의 사고로 숨지면 유자녀의 학자금과 자립자금을 보장해
주는 영에이지 교육보험의 약점인 낮은 수익률을 보완하기 위해 은행의
예금금리보다 2%포인트를 더한 수준의 수익률을 주는 노후복지연금보험을
연결한 것이다.

삼성생명은 대개 80세까지만 보장받을 수 있다는 기존 보험유형에서 탈피,
단기간 불입을 해도 종신토록 보장받는 "가족사랑 종신보험"을 내놓아
화제를 낳았다.

고령화 시대에 대비해 만든 이 상품은 67세까지 가입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제일생명은 근로자가 직장에서 과로사하거나 일할 능력을 상실했을 경우
근로자와 배우자의 생활을 전문적으로 보장해 주는 "제일기업복지 보장
보험"을 선보였다.

보험개발원이 지난해 개발한 보험상품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생보사의
최근 보험상품 개발추이를 읽을 수 있다.

선보인 총 122종에서 재해 사망때에 보험금을 주는 보장성보험이 80종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세제지원이 되는 개인연금보험은 26종이었다.

무배당보험은 24종의 새 상품이 개발됐다.

이같은 수치를 보면 보장성보험이 활성화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성수대교및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등 각종 재해사고가 늘어나면서 이로 인한
사망 장해등을 보장해 주는 재해중점 보장보험이 많이 나온 것이다.

또 소득수준의 증대에 따라 건강에 대한 관심증대로 암등 특정질병 발생시
치료에 중점을 두는 생활보험(Living Insurance)도 늘고 있다.

특히 암보험의 경우 국내 33개 생보사의 95년 신규계약건수가 300만건을
넘어선 것으로 기록됐다.

단일상품으로 연간 신계약건수가 300만건을 돌파한 것은 처음이다.

보험가입연령인 18세이상 성인 남녀를 기준으로 할때 국민 10명당 1명이상
이 암보험에 든 셈이니 가히 폭발적이라 할만하다.

이런 추세는 국민소득 1인당 1만달러 시대를 맞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험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보험성숙기엔 생명보험 본래의 기능인 보장성보험의 점유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돼 있다.

사회구조가 선진국형으로 전환될 수록 인구의 고령화는 가속화된다.

이에따라 소비자들의 "내 노후는 내가 미리 책임지자"는 요구에 맞춘
개인연금보험의 개발도 늘어나는 추세다.

자녀가 부모보다 먼저 죽으면 부모에게 종신연금을 주는 이른바 "효도
보험"도 개발됐다.

개인 뿐만 아니라 기업들의 종업원 복지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는 개인연금
상품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보험상품의 가격자유화에 따라 무배당보험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신설사는 생보사실정에 맞는 무배당상품으로, 기존사는 배당보험위주로
차별화영업을 하겠다는 배경이 깔려 있다.

그러면 21세기엔 보험상품 개발이 어떤 추세로 나타날까.

삼성생명은 제2차 베이비붐(71~74년) 세대들의 사회진출이 본격화되면서
보장성 상품의 수요가 크게 늘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들은 과거세대보다 "저축"보다는 "여가"를 중요시하며 이에따라 여가.
레저활동중 위험에 대비하려는 욕구가 크다는 판단에서다.

이와함께 제1차 베이비붐(47~49년생)의 중고령화(통상세대보다 180만명
증가)등 고령화 장수사회를 맞아 연금을 비롯 인생설계 분야나 개호분야의
성장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봤다.

또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종업원의 의료개호 상품과 연계된 새로운 기업
보험의 수요가 창출되고 금전급부가 아닌 의료진단등 현물급부를 보장하는
상품도 등장한다는게 삼성생명의 전망이다.

보험개발원도 앞으로 보장성보험및 틈새시장 공략용 각종 연금보험의
지속적인 개발과 함께 생.손보의 겸영분야인 상해보험 질병보험 개호보험
개발이 늘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놨다.

또 보험시장 개방에 따른 유니버설보험등 선진형상품과 기업연금이 활성화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