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선업계는 일본에 비해 가격경쟁력에서 다소 우위에 있으나 건조
설비능력 기술력 납기 품질 금융조건등 비가격경쟁력에서는 크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한국수출입은행이 펴낸 "한.일조선공업의 국제경쟁력비교"에 따르면
양국업계간 가격경쟁력은 엔저 등으로 격차가 좁혀지는 추세이긴 하나
아직은 한국이 우위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작년말 현재 국내 조선업계의 제조원가는 일본의 94%수준으로 작년 4월의
82%와 비교하면 다소 높아지긴 했으나 여전히 가격우위를 지키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비가격경쟁력의 중요 요소인 기술력의 경우엔 유조선 벌크선등
주력 선종에선 대등한 수준이나 가스운반선 초고속선등 고부가가치선분야는
한국이 일본의 50%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그중에서도 초기견적설계와 기본설계기술이 일본을 80~85%수준에 그치는
등 특히 설계기술이 취약하다고 수출입은행은 지적했다.

생산기술분야도 블록조립기술과 용접기술 수준이 떨어져 전체적으로
일본의 85%에 머물고 경영관리기술분야는 생산공정관리와 자재관리기술면이
취약해 75%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관리분야가 이처럼 낮은 경쟁력을 보인 것은 한국 조선업계가 일본에
비해 자재조달시 장.단기적인 자재조달 계획수립 능력이 미숙하고 생산
공정의 종합관리시스템이 미비하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심상민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