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원이 28일 발표한 "주식장외시장 발전방안"은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의 자금조달에 조금이라도 숨통을 터주기 위한 정책방향으로
풀이된다.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하는 창구는 은행등 금융기관에서 빌리는 간접금융과
증권시장에서 조달하는 직접금융으로 나눠진다.

증시에 상장되어 있는 대기업들이나 중견기업들은 조달비용이 싼 직접금융
을 이용할수 있으나 비상장 중소기업들은 고금리의 금융기관차입이나 사채
시장에 매달려야 한다.

그나마 돈구하기가 쉽지않은 실정이다.

따라서 중소기업들이 당장 증시상장은 어렵더라도 그 전단계인 "장외시장"
에서 싼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기회를 넓혀 주자는게 이번 방안의 골자다.

재경원이 마련한 방안은 크게 세가지다.

첫째 전담중개회사의 설립이다.

장외거래를 전담하는 회사를 세워 일반투자자들이 친숙하게 접근할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매매방식도 지금같이 "시간"대에 따라 거래를 성사시켜 주는 상대매매
방식에서 상장주식시장처럼 "가격"을 우선하는 경쟁매매방식으로 바꾸고
장외주가지수개발하는등 신뢰도도 높일 계획이다.

두번째는 수요기반의 확충이다.

외국인들의 국내주식투자대상에 장외주식을 포함시키고 국내 기관투자가들
에게도 장외주식투자를 유도하겠다는 생각이다.

국민연금등 기관투자가들의 장외주식취득제한규정을 폐지하는 방안을
관련기관들과 협의할 방침이다.

세번째는 많은 중소기업들이 장외등록을 할수 있도록 세제지원을 강화하고
"직상장"의 메리트를 높이는 것.

이를위해 대주주들이 장외등록을 위해 지분을 매각할 때 물던 양도소득세를
비과세대상으로 하고 주식분산이 우량한 중소기업들에 대해서는 증시
"직상장" 기회를 확대키로 했다.

물론 이같은 제도적인 보완에도 불구하고 당장 장외시장이 활성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우선 일반인들의 참여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지난해 장외시장에 등록된 3백40개 기업중 8개 업체가 부도, 장외시장
부도율이 전국 평균부도율(0.17%)보다 훨씬 높은 2.35%에 이르렀다.

장외시장이 기본적으로 "고위험 고수익"의 머니게임의 장이긴 하나 위험
부담율이 너무 높다는 지적이다.

이번에 마련한 개선안에서 장외등록을 막는 요인들에 대한 검토가 적었다는
점도 지적된다.

장외등록요건이 상장요건보다 더 까다로운 일부 규정등이 고쳐지지 않았다.

예컨대 부채비율의 경우 장외등록과 상장요건 모두 "동종업종평균의 1.5배
미만"으로 되어 있으나 동종업종의 기준이 달라 일부업종은 장외등록요건이
훨씬 까다로운 실정이다.

고무.프라스틱 업종의 경우 상장을 위한 부채비율이 447.5%이나 장외등록을
위해서는 317.5%에 맞춰야 할 정도다.

따라서 장외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이같은 문제점에 대한 보완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육동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