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는 어디로 가고있나.

지난해 4.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수축국면을 지속해 오던 국내 경기가
올들어 1월에는 다시 수치상 확장양상을 보이고 있어 현재 경기의 진행양상
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1월의 각종 경기지표가 일제히 상승곡선을 그렸지만 작년 1월보다 휴일이
적었다는 요인을 감안하면 "확장"이라는 해석은 어렵다.

하지만 지표상승치가 예사롭지 않아 섣불리 그렇지 않다고 단언하기도
어렵다.

1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주요 산업활동지표와
경기지수는 지난해말에 비해 일제히 호조세로 돌아섰다.

우선 전년 동기대비 산업생산 증가율이 12.4%로 전월(7.1%)보다 무려
5.3% 포인트 높아졌다.

산업생산 증가율이 전월보다 높아진 것은 지난해 8월이후 처음이다.

산업생산은 전월비로도 2.8% 늘어 지난 12월 감소세(-0.3%)에서 증가세로
돌아섰다.

출하 증가율 역시 13.5%로 역시 지난해 8월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전월
(7.6%)보다도 5.9%포인트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82.2%로 전월보다 1.7% 높아졌으며 내수용 소비재
출하 증가율도 6.1%로 전월보다는 낮아졌으나 지난해 하반기(5.3%)보다는
높은 수준으로 회복됐다.

여기에 국내기계수주 증가율은 지난해 12월 마이너스 11.4%에서 34.3%로
폭증했고 기계류 수입액(45.2%) 국내건설수주(37.4%) 건축허가면적(16.6%)
등 투자부문 전 지표가 보기드물 정도의 호조세로 돌아섰다.

경기선행지수 역시 전월보다 1.0% 높아졌고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0.7%
상승했다.

그러나 이같은 각종 지표의 추이는 지난해 1월의 경우 설날 연휴가 끼여
있었던데 반해 올해는 설이 2월에 있어 올해 1월중 조업일수가 지난해보다
2일 많았던데 주로 기인한다는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특히 산업생산이나 출하는 조업일수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에 표면상
드러난 수치만으로는 경기 상태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더욱이 1월중 부도율이 0.21%로 심각한 상황까지 이른데다 실업률 역시
다시 2%대를 넘어서고 있어 현재의 경기상태가 어떤지를 단적으로 판단하기
는 어려운 상황이다.

오히려 업계가 느끼는 피부경기는 여전히 하강곡선을 긋고 있는게 사실
이다.

조휘갑 통계청 통계조사국장은 이와관련, "조업일수를 감안하더라도 현재의
경기가 정점을 지났다고는 보기 어렵고 대체적으로 안정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어쨌든 올해 1월중 각종 산업활동 지표의 추이만으로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계속돼온 경기논쟁의 결론을 내리기는 곤란한게 사실이다.

다만 최근의 경기상황을 종합해보면 전반적인 경기가 급격한 하강 곡선을
긋고 있지 않은 것만은 어느정도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 김선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