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와 유럽의 25개국 정상들이 1,2일 이틀간 태국 방콕에서 갖는
역사적인 아시아.유럽정상회담(ASEM)은 아시아와 유럽사이의 새로운
동반자적 가교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정상들이 논의한 결과는 2일 의장성명으로 채택,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 회담에서는 정치.경제.기타분야 등 크게 3가지로 의제가 나눠져 토의
가 진행되고 회담후속조치및 ASEM의 향후진로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외무장관과 통산대표들도 별도회담을 갖고 정상회담의 합의에
살을 보탤 계획이다.

이번 회담의 주최국이자 의장국인 태국의 반한총리는 1일 개막연설에서
"세계경제의 3대핵인 아시아 유럽 북미를 잇는 고리중 그동안 소홀히 취급
되어온 부분을 되찾는 계기를 마련하자"고 강조했다.

이는 아시아와 유럽간 유대를 강화함으로써 세계질서의 수평적 3극구조를
확고히 하자는 뜻이다.

즉 아시아와 북미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를 통해 연대하고 북미
와 유럽이 북대서양자유무역지대(NAFTA)를 블록간 연계채널로 활용하려는
것처럼 아시아와 유럽은 ASEM을 매개로 협력을 강화한다는 뜻이다.

ASEM회담 성사의 발단은 유럽내부의 요구에서 나왔다.

유럽각국들은 아시아지역에 대한 미국의 주도권을 견제함과 동시에 아시아
지역에 대한 새로운 전략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껴왔다.

그만큼 아시아지역의 정치.경제적 위상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이와함께 아시아지역국가들도 미국의 정치적 영향력과 통상압력의 예봉을
꺾기 위해서는 유럽과의 관계강화를 서둘러야할 입장.

이러한 양측의 이해관계는 오는 12월 싱가포르에서 개최되는 세계무역기구
(WTO)각료회의에서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ASEM을 통해 아시아와 유럽은 무역및 투자자유화의 우선순위를 서로 조율한
다음 이를 바탕으로 WTO다자간협상에서 공동보조를 취할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일 발표될 의장성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분야는 경제협력분야이다.

정상회담에 앞서 고위실무급대표들이 마련한 성명초안을 보면 상호직접투자
를 촉진하기 위해 유럽각국들은 앞으로 아시아지역의 사회간접자본(SOC)투자
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방침이다.

특히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은 2백50~4백억달러가 소요되는 메콩강
유역개발에 유럽의 자금과 기술을 적극 유치한다는 내용을 의장성명에 포함
시킬 계획이다.

의장성명에는 또 앞으로 6개월내에 실무급상설협의기구를 설치, 교역절차
간소화와 투자장벽 해소를 위한 제도정비방안을 마련한다는 내용도 담겨질
예정이다.

이 기구는 제도정비외에 상호인재육성과 기술지원도 촉진한다.

이번 회담에서 정치.안보분야에서는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을 앞당겨
체결한다는 것외에 상호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합의를 미룰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관련해 자크 상테르 EU집행위원장은 "두 지역간 첫대좌에서부터 인권
문제등으로 분열을 일으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기타분야에선 빈곤퇴치를 위한 협력문제, 마약밀매와 테러및 국제범죄추방
을 위한 상호협력방안이 논의된다.

ASEM회의는 앞으로 3회까지 2년마다 갖기로 했으며 오는 98년 회담지역은
영국, 2000년 개최지는 한국으로 잠정결정했다.

< 박순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