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와 유럽의 공동번영을 모색하기 위해 열린 제1차 아시아.유럽정상
회의(ASEM)는 양측의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였다는 가시적인 성과외에
새롭고 포괄적인 양대륙간 동반자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계기를 마련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이번회의 주요의제는 역시 경제부문의 협력강화였다.

각국 정상들은 이부문에 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김영삼대통령은 경제협력의 3원칙을 제창하고 아시아.유럽간 초고속정보
통신망구축, 아시아.유럽비전그룹설치등을 제시했다.

마하티르 말레이시아총리는 유럽인대학의 아시아지역내 설치를, 반한 태국
총리는 양지역간 투자활성화 실무그룹의 6개월내 구성을 각각 제의했다.

또 이탈리아는 구유고의 재건을 위해 아시아국가들이 참여하고 KEDO에
유럽국가들이 참여할것을 주장했다.

일본은 아시아.유럽 비즈니스포럼과 ASEM경제각료회의를 내년에 일본에서
유치할 것을 제의했으며 유럽국가들은 앞으로 10~20년이내에 아시아국가들의
투자장벽을 제거하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태국등 일부국가들은 ASEM을 APEC(아.태경제협력체)처럼 무역및 투자
자유화를 위해 구속력을 갖춘 기구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이러한 제안과 주장들중 일부는 참여국들간의 의견불일치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일부는 합의에 도달, 의장성명에 포함됐다.

우리나라가 이번 정상회의에서 거둔 가장 커다란 성과로는 오는 2000년
제3차정상회의를 한국에서 개최키로 합의했다는 점이다.

한국이 APEC에 이어 ASEM에서도 주도적 역할을 하는 것에 대해 실무협상
에서 일부 아시아국가들의 반대가 있었지만 이번 정상회의에서 결정됐다.

청와대관계자는 이와관련, "제3차정상회의의 한국유치에 참여국들이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 것은 한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인도를 반영한 것"
이라며 "ASEM에서의 주도적 역할을 통해 아시아와 유럽과의 협력관계가
크게 증진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 방콕=최완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