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무역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무역적자관리가 발등의 불로
떨어졌다.

통상산업부가 2일 발표한 1~2월 무역적자 35억6천7백만달러는 통산부가
자체 전망한 연간적자 70억달러의 절반을 넘어선 규모다.

두달만에 한해의 절반치를 까먹은 셈이다.

연초 적자가 큰 폭으로 늘어난데는 1월중 항공기수입이 급증했고 2월엔
관세인상을 앞두고 원유수입이 급증했다는 특이요인이 있기는 하다.

문제는 앞으로도 수출을 낙관하기 어려운 요인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예전에 비해 의미가 반감됐다고 하지만 수출선행지표인 신용장내도액(LC)이
2월에 12.3% 감소를 기록한 것이나 엔고퇴조로 일본의 대외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게다가 주력수출업종인 반도체분야에서 국제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도 수출전선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다.

그럼에도 통산부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 모습이다.

한덕수 통상무역실장은 "2월적자 15억9천만달러가 1월보다 적어 적자확대
추세는 주춤거리고 있다"며 "현시점에서 연간 적자전망치 70억달러를 수정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통산부의 이같은 판단은 수입증가세 둔화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월 수출입동향중 자본재수입증가세가 둔화되고 그것도 일본에서의
수입이 감소한 점을 특징으로 들수 있다.

2월들어 20일까지 전체 자본재수입은 27억달러로 작년 같은기간보다 7.7%
증가하는데 그쳤다.

정밀기계 산업용전자 일반기계수입은 각각 마이너스 19.4%, 마이너스
14.5%, 마이너스 3.6%를 기록했다.

이는 대부분 일본지역으로부터 수입이 감소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일본지역 수입감소는 이례적인 일이다.

전문가들은 최근들어 경기가 둔화되면서 대일자본재수입이 급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기둔화로 설비투자가 위축되고 이로인해 자본재수입증가세가 꺾였다는
것이다.

대일지역 수입둔화는 EU가 일본을 제치고 미국에 이어 제2위 수출시장으로
부상하는 판로 변화를 몰고오기도 했다.

수입이 이처럼 둔화되고 수출이 어느정도 뒷받침된다면 올해 적자는 크게
걱정할 것이 못된다는게 통산부의 생각이다.

통산부는 올한해 수출증가율을 13.4%, 수입증가율을 10.3%로 전망(작년말)
했던데서 현재의 상황이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수출이 예상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수출입증가율이 동시에 현저히
둔화되면서 무역적자만 커지는 상황도 배제할수 없다.

수출활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노력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할수 있다.

<고광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