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 국립의료원에 가면 편안한 진료를 받을수 있다.

국립의료원은 정부의 공무원 토요일 전일근무제 시행에 맞춰 지난해 10월
부터 토요일 오후 5시까지 진료를 하고 있다.

의료원은 교대근무자와 경비원을 제외한 420여명의 인력을 2개조로 나눠
각조가 2주에 한번 토요일 오후까지 근무하는 대신 그렇지 않은 토요일엔
병원에 출근하지 않고 여가를 즐기게 하고 있다.

현재 토요일 오후 의료원을 찾는 환자는 초진이 20여건, 재진이 150여건에
이른다.

처음 이 제도 시작당시 재진이 50여건이었던데에 비하면 일반인들에게
많이 알려진 셈.

이용자들을 보면 직장인이 25%, 학생이 27%가량을 차지하고 나머지는 주부
나 노인이 차지하고 있다.

인근 은행에 근무하는 심모양(22)은 "은행이 토요일에도 보통 오후3~4시께
끝나 병원 다니기가 힘들었는데 의료원 정문에 걸린 안내현수막을 보고
평소 앓던 피부병을 치료하러 왔다"며 "토요일 오후 진료가 직장인에게 많은
편익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 병원 김종흥박사(일반외과)는 "예전에는 토요일에 당직에 관계없이
업무 마무리를 하다보면 오후 2~3시께 퇴근했는데 요즘 근무하지 않는
토요일에 테니스나 등산 등으로 여가를 즐겁게 보내고 있다"며 "의사이자
공무원으로서 친절한 매너로 양질의 진료를 하고 있는데 일반인들이 유명
대형병원만 선호, 국립의료원 이용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또 내과외래에 근무하는 신수영간호사는 "토요일 오후엔 평소보다 초진
환자가 많은데 직장인들은 재진을 받을 경우엔 평일을 선호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

또 "오후에 좀더 환자들이 찾아와야 의료인력의 낭비없는 효과적인 병원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료원은 지난해 4월부터 매일 의료진을 외래대기실에 상주시켜 진료안내를
하고 내원객의 요망사항을 접수 처리하고 있다며 보다 많은 토요일 오후
진료이용을 당부했다.

<정종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