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질의 자동차용 조명제품을 만들어 국내 자동차산업발전에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일본 인도 동구권 등 해외시장개척에도 적극
나설 생각입니다"

금호전기와 독일 헬라사의 합작으로 지난달말 출범한 한국헬라의
대표이사 회장을 맡은 박필수씨는 이같이 포부를 밝힌다.

그는 구상공부장관 외대총장 생산성본부회장 소비자보호원장 등을
거친뒤 이제 경영인으로 변신, 새로운 인생을 개척하고 있다.

다채로운 경력에도 불구, 기업체는 처음 맡아 두려운 마음이 앞선다며
마지막 정열을 불태운다는 생각으로 경영에 임하겠다고 말한다.

"약 1년전에 회장제의를 받고 독일 헬라를 둘러보는 등 조명에 관해
공부를 해왔지요.

이때 조명이 단순히 불을 밝히는 부품이 아니라 첨단과학의 집결체라는
것을 깨닫고 한번 도전해 볼 만한 분야라고 판단했습니다"

박회장은 자동차에 대당 2백여개의 조명등이 들어가는데 이중
헤드램프의 예를 들면 밝기 조명각도 상대방의 눈부심정도 등을
조절하는데 첨단기술을 필요로 한다고 설명했다.

때마침 세계최고의 자동차용 조명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헬라와 합작을
하게돼 국내 조명기술을 한단계 끌어올릴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97년의 역사를 지닌 헬라는 세계 25개국에 공장을 갖고 있으며
자동자조명 항공기조명 서치라이트 등 각종 조명제품을 만들고 있다.

한국헬라는 금호전기가 49% 헬라가 51%를 각각 출자, 총 5백억원을
투자해 내년 하반기부터 광주공장에서 자동차용조명제품을 만들게 된다.

"국내자동차 산업이 한단계 도약하려면 완성차및 부품업체가 지금처럼
전속적인 협력체제에서 탈피해 부품업체가 복수의 완성차업체와 거래하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며 한국헬라제품도 여러업체에 납품토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회장은 지난 93년 호남고속도로에서 트레일러와 추돌하는 사고를
당해 수십군데의 뼈가 부러지는 중태에 빠졌으나 3개월 입원끝에
기적적으로 생명을 구했고 지금은 건강을 회복, 틈나는대로 등산을
다니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