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정기국회격인 제8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4차 전체회의가
오늘 북경에서 개막된다.

이번 전인대는 국민경제.사회발전 9차 5개년계획(9.5계획) 첫해를 맞아
시장경제발전을 위한 각종 법적 제도적 장치를 완비해야 한다는 점에서
중국의 진로에 매우 중요한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전인대가 우리의 각별한 관심을 끄는 것은 시기적으로 등소평
사망설이 더 빈번히 나도는 상황인데다 홍콩인수와 대만관련정책등을 집중
토의함으로써 그 결과여하에 따라서는 한반도를 포괄한 동북아의 정치.경제
질서에 큰 영향을 미칠수도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전인대는 우선 등사후에 대비 강택민 국가주석의 안정적 후계지도체제
확립에 역점을 둘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회의에서 "정신문명건설" 강화와 공산당의 지도력강화, 당중앙위원회
권위유지등을 분명하게 해두려는 것도 당총서기와 중앙군사위원회주석을
겸하고 있는 강의 입지강화와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외교부문에서는 내년 7월 반환받는 홍콩에 대한 정권인수작업의 순조로운
진행을 촉구하고 대만문제는 제3국 간섭 배제와 어떠한 독립기도에 대해서도
강력 대응한다는 원칙을 재확인 할 것으로 보인다.

뭐니뭐니해도 이번 전인대가 중점적으로 다룰 의제는 9.5계획의 성공적
수행을 위한 각종 제도의 개혁이다.

강주석도 국정보고를 통해 9.5계획기간중 기존의 경제체제와 경제성장
방식을 전환시키는 이른바 "두가지 근본적 전환"을 강조할 것이라고 한다.

즉 전통적인 계획경제체제를 시장경제체제로, "조방형"성장방식을 "집약형"
으로 전환하는데 주력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렇게 간단치 않다.

지난 1월중 각종 경제지표들은 공업생산이 전년동기비 16.9%, 총교역규모가
23% 각각 증가하고 소비자물가상승률이 9%로 낮아지는등 전체적으로 순탄한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국영기업의 만성적자와 연간 15%에 이르는 물가상승및 16%로 추정
되는 실업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경제의 연착륙은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
들의 지적이다.

중국경제의 발전은 우리에게 시장기회확대라는 긍정적 측면과 함께 국내외
시장에서 중국과의 경쟁관계 심화라는 부정적 측면을 동시에 예고해 준다고
하겠다.

특히 경제현안해결과 맞물린 세계무역기구(WTO) 가입과 개방경제전략은
우리와 같은 경쟁국들에 직.간접적인 충격을 줄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우리의 대중 경제전략은 시장기반확보와 경쟁관계 최소화에 초점이
맞춰져야 함은 물론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중국의 주장기 산업정책과 지역개발전략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분석이 전제돼야할 것이다.

최근들어 우리의 대중 경제협력이 양보다는 질을 추구하는 단계로 진입
해야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음에 비추어 더욱 그렇다.

특히 통일후 우리의 경제체제구축 모델로서 중국의 경험을 참고해야 할지도
모를 우리로서는 이번 전인대회의에서 이러한 점들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