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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신문과 중소기업진흥공단은 국내기업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리팩토리운동을 벌인다.

리팩토리란 국내 중소기업 특유의 경영애로를 해결해온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개발해낸 경영혁신 기법이다.

이는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지난 16년간 업체들을 지도하면서 체험적인
데이타를 기초로 고안한 신토불이의 경영개선시스템이다.

이 프로그램은 먼저 기업의 건강상태를 점검하고 체질전환을 위해
공장배치 등을 바꾸고 나아가 인사 재무 마케팅등을 바꿔나가도록
짜여있다.

이번 리팩토리운동의 확산을 위해 이 프로그램의 내용을 <>기업을
진단한다 <>공장을 바꾼다 <>경영을 혁신한다 등 3단계로 나누어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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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조명램프및 금융자동화제품 생산하는 화덕산업의 최대병 사장(47)은
지난해 구조조정자금으로 대규모설비투자를 했으나 생각만큼 생산성이
오르지 않자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도대체 어디가 잘못된 것인가"

그는 공장레이아웃을 비롯 조직관리 재무관리 영업 등 여러부문을 체크해
봤다.

그러나 해답이 풀리지 않았다.

공대 건축학과를 나온 덕분에 공장설비배치에는 자신이 있었다.

6년간 무역회사를 경영해봐 마케팅에도 노하우를 가졌다.

홍콩시장으로부터 수출주문이 계속 들어왔으나 단가와 불량속출이
문제였다.

해결의 실마리를 풀지 못한 최사장은 결국 중소기업진흥공단에 기업진단을
요청했다.

중진공은 권시홍지도사등 2명의 리팩토리전문가를 파견했다.

이들은 매일 이른 아침 화덕의 사원들보다 먼저 출근, 저녁늦게까지 공장과
사무실 등을 진단했다.

사원들을 만났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회사 구석구석을 뒤져봤다.

온갖 질문을 다던지는 바람에 짜증이 나기도 했다.

한달반이 지나자 부문별로 평점을 하기 시작했다.

이들이 내린 점수는 48점.

완전히 낙제점수였다.

아무리 경영상 문제점이 발견되었다지만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최사장은 마음을 가다듬고 체점사항을 살펴보았다.

평점안에는 그동안 발견해내지 못했던 사항이 놀랍게도 정확히 지적되어
있었다.

특수조명램프는 완제품이 나오기까지 공정별로 작업일지를 꼭 써야하는데
이것이 전혀 확립되어있지 않았다는 지적이었다.

따라서 공정별로 불량을 체크할 수 없었다는사실을 깨닫게 됐다.

이로인해 공정별 원가개념도 분석돼 있지 않았던 것이다.

채재억중진공이사장은 기업진단을 이렇게 비유한다.

"사람들이 자신의 건강을스스로 잘알고 있다고 말하지만 건강할수록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혈액검사 혈압 X선검사 등 검진을 받아본 뒤에야 왜 내가 가끔 어지럼
증세를 느겼는지를 알게된다"

실제 중진공의 리팩토리진단을 받아본 기업인들은 한결같이 진단결과에
충격을 받는다.

특히 청주에 있는 브라운관 핵심부품업체인 자화전자의 김상면 사장은
다른 사람들 보다 충격이 컸다.

이 업체는 중소기업이지만 기술부문에서 매우 뛰어나 세계마그네틱
컨버전스시장의 30%정도를 차지하는 특출한 회사로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 회사 역시 낙제점수를 받았다.

이는 리팩토리진단은 무척 점수가짜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긴 하다.

그동안 리팩토리시험단계에서 진단을 받은 태준제약 한국폴라 동화정기 등
쟁쟁한 기업들도 결코 좋은 점수를 받지는 못했다.

그러나 이들 기업들은 결국 한결같이 리팩토리에 의한 분석에 대해서는
확실히 인정을 했다.

리팩토리의 일침이 기업의 경쟁력을 회복하거나 강화하는데엄청난 효과를
가져다준 점을 강조한다.

리팩토리의 비법이 바로 여기에 있는 셈이다.

리팩토리 치료법 첫번째 단계인 "기업진단"은 5개분야 23개항목의 체크
포인트로 구성되어 있다.

5개분야는 <>경영종합관리 <>생산관리 <>인사조직관리 <>재무관리
<>마케팅 등으로 구성된다.

이중 생산관리는 공정개선 납기준수 환경안전등 10개항목으로 나뉜다.

10개 항목중 공정개선에서는 라인밸런싱 운반물류등 4개항목이 체크
포인트다.

23개항묵중 체크포인트는 1백개정도 된다.

체크포인트별로 점수를 매긴다.

이 점수를 바탕으로 레이더망 모형의 차트를 만든다.

이 차트가 바로 기업의 건강진단서인 셈이다.

이 기업진단기법이 업계에서 호응을 받고 있는 것은 벤치마킹 리엔지니어링
등 해외경영혁신기법을 전혀 흉내내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동안 많은 경영혁신기법들은 미국 또는 일본등에서도입, 응용된 것이어서
우리나라 현실과는 맞지 않는 점이 많았다.

이런 점을감안, 한국경제신문과 중진공은 서로 손잡고 이 운동을 전국적
으로 확산시키기로 했다.

이를 위해 양기관은 중소기업청 후원으로 리팩토리우수업체제품전시회를
연다.

우수업체 견학지도및 실증적 연구를 위한 대규모 포럼도 개최한다.

리팩토리기업인들이 참여하는 비즈니스클럽을 구성하고 경진대회도 가질
계획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