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비가 고무바퀴보다 5~10% 적게 들고 국내 기술로 제작이 가능해
기술도입이 필요없는 쇠바퀴 (레일식) 경전철이 바람직하다"
(대우중공업 현대정공 한진중공업 LG그룹)

"아니다. 도심을 통과하는 경전철의 특성상 소음공해가 거의 없는
고무바퀴 경전철이 절대 유리하다.

선진국들도 대부분 고무바퀴를 채택하고 있는 않는가" (삼성중공업)

민자로 건설되는 하남-강동과 김해-사상간 경전철의 차량시스템
선정시기가 한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철차업체간 "바퀴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차량시스템이 쇠바퀴로 결정되느냐 아니면 고무바퀴로 선정되느냐에
따라 경전철 사업의 향방이 좌우될 수있기 때문이다.

이들 노선에 투입되는 철도차량은 하남노선이 80량, 김해노선이
1백60량으로 숫적으로는 그리 많지는 않으나 금액으로는 각각 8백-
1천40억원, 1천6백억-2천80억원으로 전체사업비 (하남 2천2백27억원,
김해 5천5백56억원)의 절반에 거의 육박한다.

하남시와 김해시는 건교부와 협의를 거쳐 이달말 차량시스템을 "낙점"
한 뒤 참여업체들로부터 사업계획서를 제출받아 9월말까지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

따라서 바퀴논쟁은 경전철 수주전의 제1라운드인 셈인데 철차업체들은
김해와 하남노선의 차량시스템이 향후 국내 경전철 차량시스템의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숫적으로는 쇠바퀴식이 우세하다.

대우중공업 현대정공 한진중공업 등 철차3사는 쇠바퀴를 주장하고
있는데다 독자참여를 추진할 때 고무바퀴를 검토했던 LG까지 한진중공업과
손을 잡으면서 쇠바퀴식으로 "선회"했다.

반면 고무바퀴 우위론을 펴고있는 업체는 삼성중공업 뿐이다.

외견상으론 4대1의 싸움이나 양측의 주장이 워낙 팽팽해 쇠바퀴가
꼭 유리하다고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경전철 바퀴논쟁의 쟁점은 크게 봐서 4가지.

<>제작비의 과다여부
<>기술종속우려및 로열티 지급문제
<>소음공해문제 등이다.

현대 대우 LG 한진 등은 쇠바퀴 경전철의 경우 한량당 제작비가 10억원
으로 고무바퀴식의 12-13억원에 비해 2-3억원 저렴하다는 점을 잠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또 현재의 기술로 제작이 가능하다는 점도 강조한다.

우리 기술로 철차를 만들 수 있는 상황에서 굳이 비싼 로열티를 주면서
외국의 고무바튀 기술을 들여올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대우중공업 김광석이사는 "고무바퀴식은 국내에 처음 도입되는
차량시스템으로 외국에서 거액의 로열티를 주고 기술을 사와야 한다"며
"이로인해 개발초기의 제작비가 많이 들어가는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비해 삼성중공업은 소음공해 문제를 집중적으로 부각시키는 전략을
펴고 있다.

"경전철은 특성상 도심의 아파트사이를 주행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소음을 줄이는게 최대과제며 그러기위해서는 고무바퀴식이어야
한다"는게 삼성의 논리.

고무바퀴식 경전철의 소음은 60dB로 도시환경 소음기준치인 65dB을
넘지 않는다는 것.

삼성은 또 "일본 미국 프랑스 등 대부분의 선진국이 고무바퀴를
채택하고 있다"고 강조한다.(이해완 삼성중공업이사)

철도산업기술연구원 표준화사업단은 오는 6일 (하남시)과 13일
(김해시)에 경전철 참여추진업체 대표등이 참가한 가운데 공청회를 열어
의견수렴을 할 예정이다.

이 공청회에서는 쇠바퀴(레일식)의 장점을 강조할 현대 대우 LG
한진 등 "4개기업 연합군"과 고무바퀴식의 우수성을 부각시킬 삼성간의
불꽃튀는 논쟁이 예상된다.

"연합군"측과 삼성간의 물고 물리는 공방전에서 누가 승자가 될지는
철도산업기술연구원이 결정적인 키를 쥐고 있어 참여업체마다 이 연구원의
용역진행과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해시와 하남시는 철도산업연구원의 연구용역결과를 토대로 차량선정을
한다는 방침이기 때문이다.

현대 대우 LG 한진등 "연합군"과 삼성중공업간의 경전철 차량시스템
공방전에서 어느쪽이 "승리의 월계관"을 쓸지 귀추가 주목된다.

< 이의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