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절친한 친구 한 명이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너의 신간서적이 1t 정도 팔리기 바란다"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건 중요하지 않아 나는 책 자체에서 기쁨을 느껴"

물론 나 역시 내 책이 1t정도 팔렸으면 하고 바란다.

그러나 결국 그 성공 여부는 나 자신만이 판가름할 수 있다.

당신도 마찬가지다.

당신은 중요한 일이든 중요하지 않은 일이든 간에 최선을 다해 본 적이
있는가?

당신의 한계점까지 스스로를 혹사시커 가며 일해 본적이 있는가?

제대로 일을 수행하지 못해 망신을 당하기도 하면서 그 과정에서 무엇인가
를 터득해 본 경험은 있는가?

그리고 당신은 그 결과에 대해 자랑스러움을 느끼는가?

현인들은 "여행은 그 자체가 보상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들의 말은 옳다!

모든 일에 호기시을 가지고 정열적으로 몰입하는 자세와 팀 동료와의
우정을 발전시키면서 당신의 모든 것을 한가지 일에 투입해라.

이러한 것들은 훗날 당신이 최상의 기억으로 회상하게 될 것이다.

성공의 열쇠는 능력과 열정을 가지고 꽉 차게 산 인생 자체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명성이나 재산 따위의 결과는 ''평범한'' 것일 수도 있고
''특별한'' 것일 수도 있다.

종종 우리는 이 두가지를 혼동한다.

즉 아이를 키우거나 문제청소년을 돕는 것과 같은 소위 ''평범한'' 일들이
''성공''에 있어 가장 ''특별한'' 의미를 가질 수도 있다.

최근 Inc지 95년 6월호에 "모든 위대한 경영사상과 경영전도사들은 우리
에게 도움을 주지 못했다. 반면 기업들은 매우 단순한 방법으로 많은 돈을
벌고 있다"라는 내용을 특집기사로 다루었다.

Inc지는 이 기사를 통해 전사적 품질관리, 리엔지니어링, 수평조직,
가상기업, 고객은 왕, 학습조직, 팀제, 권한이양 등과 같은 경영전반에
걸쳐 나타났던 모든 유행을 의도적으로 깨부수고 놀랍게도 자신의 유행어를
만들어 냈다.

''오픈 북'' 경영이 그것이다.

그렇다면 경영자들은 이런 것들을 어떻게 생각할까.

비영리법인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어떤 사람은 품질관리
리엔지니어링 따위의 프로그램은 실패할 뿐이며 조직의 성공과 관련해
불변인 것은 "톱의 리더십"밖에 없다고 단언한 적이 있다.

나는 유행을 탄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실패했다 하더라도 유행의 언덕에는
반드시 "황금"이 있다고 생각한다.

리더십은 성공의 필수요건이다.

그리고 불변하는 것은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50년대 중반 피터 드러커에 의한 MBO(Management by Objectives)는 결과적
으로 질이 떨어지고 관료화돼 좋은 의도를 욕되게 했다.

그의 사상은 혼돈의 시대(2차대전 후 경영의 기본틀 없는 상황에서 기업이
거대화되고 고속성장을 하던 시기)에서는 심오하고 완벽한 이론이었다.

지금도 여전히 그렇다.

단순히 그것이 변덕스럽고 과장됐고 대부분 제대로 수행되지 않았다고
해서 무시할 수는 없다.

리더는 대체로 타고나는 것이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10살이 되기전까지는 그 천성이 드러난다.

천성적으로 리더십을 가진 사람들은 엉망인 조직을 최고의 조직으로
바꿀 수 있는 능력도 가지고 있다.

나와 동료(로보트 워터맨 2세)가 썼던 "초우량기업의 조건"에 나온
기업들 가운데 다수가 실망스런 결과를 보여 주었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나에게 감명을 주는 세 기업이 있다.

그들은 무언가 남다른 점들 가지고 있는 기업들로서 휴렛 팩커드, 존슨
앤 존슨, 3M이다.

그들의 공통점은 거대한 규모에 비해서 놀라울 만큼 자치적이라는 것이다.

기업내 소조직들에게 자치권한을 대폭 부여하는 분권화(Decentralization)
는 기업의 생동력을 유지하는 첫째 열쇠이다.

권한이양은 지난 몇년간 가장 많이 남용되고 오용됐던 개념이었다.

그러나 이 개념의 도입으로 기업구성원들은 자주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 것도 사실이다.

권한이양이는 개념은 제대로 적용된다면 엄청난 성과를 발휘하겠지만
자칫 잘못하면 대단한 오류를 범하게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된다.

기업가의 유형은 크게 둘로 나눌 수 있다.

경영 그 자체에 저돌적인 경우와 자신의 회사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집념이
강한 경우로 구분된다.

전자와 같은 유형의 기업가들과 한시간을 이야기해도 그들이 취급하는
제품에 대해 정확히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후자와 같은 유형의 기업가와 단지 몇 분만 얘기를 해보라.

제품이 어떻게 만들어지며 제품의 특징은 무엇지를 손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으며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를 훤히 알게 된다.

세계적인 기업가들중 대부분이 최고의 제품을 위한 열정으로 20년 이상을
고민해온 광적인 사람들이었다.

인간이 시스템보다 중요하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지만 아직도 최선의
시스템을 필요로 하는 부분이 곳곳에 산재하고 있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사의 경우 회사의 인적자원에는 별 문제가 없다.

이 회사의 실질적인 최고의 장점은 단순하게 운영되는 시스템이다.

맥킨지의 글로벌 연구소의 연구결과, 일본 자동차메이커들의 린(lean)
생산방식 등과 같은 시스템이 다른 어떤 요인보다 생산성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날씬하고 집중화된 시스템은 무한한 가치를 창출한다는 것이다.

인텔의 사장 앤디 그로브는 "어떤 일에 광적으로 집착하는 자만이 경쟁에서
살아 남는다"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 그것은 그만한 가치가 있는 말이라
한다.

앞에서 말한 여섯가지, 즉 <>분권화 <>권한이양 <>제품에 대한 열정
<>단순한 시스템 <>리더십 <>편집광적인 집착 등은 고도로 정보화된
대기업들의 성공에 필수적인 요건이며 영구불변한 항목이다.

며칠전 나는 가족과 함께 새로 생긴 레스토랑에 갔다.

레스토랑에는 아직 메뉴에 있는 모든 음식이 준비돼 있지 않았다.

우리는 특별요리를 주문할 수없었고 주방장 또한 요리하는데 무척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그날 저녁은 굉장히 유쾌한 시간이었다.

비록 주문한 음식이 늦게 나오긴 했지만 요리 맛은 일품이었다.

그보다도 스물 한두살 정도 돼 보이는 웨이터는 한마디로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그는 메뉴에 있는 음식이 다 준비되지 못한 것에 매우 미안한 태도였다.

또 정열적으로 일했으며 확실히 주변의 모든 것에 신경을 쓰고 있었다.

나는 이것이 바로 리더십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종종 우리는 리더를 공원에 있는 대리석 조각상 - 매우 큰 말을 타고
무거운 검을 휘두르는 사나이 - 처럼 생각하는데 그것은 리더십의 한 형태일
뿐 리더십의 모든 것을 말해 주는 것은 아니다.

리더십이란 한마디로 우리 동료와 고객에게 활기를 불어넣어 주는 것이다.

따라서 리더십은 그 주체가 사장이냐 종업원이냐는 것과는 무관하다.

앞서 말한 레스토랑의 스물한살 정도된 웨어터, 재치로 당신의 하루를
활기있게 하는 구두닦이 청년의 모습이 바로 리더십인 것이다.

리더십을 "공식적으로 책임 지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하버드
대학의 른 하이페츠 교수는 "리더십은 권한을 갖지 않을 때 비로소 중요하고
차별적인 결실을 맺는다"라고 말했다.

젊은 간디가 공식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었는가.

마틴루터 킹 목사, 넬슨 만델라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은 자신의 정열과 비젼, 통찰력과 인내심으로 세상을 변화시킨 것이다.

이들은 모두 감옥생활을 겪었는데 이같은 예기치 못한 비일상적 경험을
통해서도 효과적인 리더십을 발휘했다.

알라바마대학 축구팀의 전설적인 코치인 베어 브라인어트가 말한 "뭔가
그럴듯한 일을 하라"는 말은 이제 모든 선수들의 좌우명이 됐다.

그는 "나는 권력없는 14살 소년이 무엇인가를 일어나도록 노력하는 것을
보았다.

또 권력과높은 사회적 지위를 가진 52살의 중년이 죽을 때까지 허송세월
하는 것을 보았다"고 말했다.

다른 사람과 차별화되는 것은 각 개인에게 달려 있다.

다른 사람과 차별화되는 것이 리더십의 본질이며 요즘과 같은 격동의
시대 우리 모두에게 요구되는 특별한 요구사항이다.

차별화될 수 있는 힘은 바로 당신안에 있다.

지금이 바로 그때이다.

"아이들의 빛나는 호기심과 어른들의 나약한 정신이 얼마나 비참하게 대조
되는가"란 프로이드의 말처럼 90년대 경영의 핫이슈는 "상상력의 해방"이다.

상상력이 풍부한 기업을 만들려면 우선 호기심 많은 사람을 뽑아야 된다.

열심히 일하는 것을 일생의 취미로 여기는 사람, 해마다 해외여행을 위해
6주를 비워두는 사람 등이 호기심이 강한 사람이다.

그리고 엉뚱한 사람(기인)을 항상 당신곁에 두고 전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고 괴팍한 프로젝트을 생각해 낼 때까지 그들을 지원해야 된다.

멍청한 사람을 몰아내야 한다.

모든 사람이 휴가를 가야 된다.

일만 하고 휴식을 하지 않으면 호기심을 잃어버리기 쉽다.

모든 이들이 선례를 깨뜨리는 행동을 취하도록 하라.

경영전문가가 아닌 지역 무용단의 무용수, 정치가, 일류 음식점의 요리사
등을 초빙해 강의를 시작하라.

직무와 관련없는 교육이라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된다.

반년마다 호기심을 측정해야 된다.

직무와 무관한 자신의 엉뚱한 행동, 작업중 가졌던 황당한 아이디어,
직무수행중 자신이 저지른 실수 등에 대한 한 페이지 분량의 에세이를
제출토록 하는 것이다.

이를 직접적으로 인사고과에 반영할 수도 있다.

또 직무에 흥미를 갖지 못하는 것은 비극이며 죄악에 가깝다.

호기심과 흥미는 인위적인 것이므로 웃음을 작업장의 필수품으로 만드는
방법을 고안해야 된다.

맥길대학의 헨리 민츠버그는 그의 최근작 "전략적 계획의 성쇠"에서
전략적 계획및 기획에 대해 사형선고를 내렸다.

그 당시 GE사의 신출내기 잭 웰치 회장조차 자사의 기획부문을 없애고
기획담당자들을 해고시켰다.

기획에 대한 맹목적 사랑은 이미 10여년전에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

다트마우스 대학의 브라이언 퀸 교수는 "기업의 기획활동이란 것이 대개는
비 맞으며 추는 춤과 같아서 일기예보와는 상관없이 관련된 사람들에게만
의미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잘 해야 춤은 나아질 지 몰라도 날씨와는 무관한 것이 기획"이라고
꼬집었다.

컬럼비아대학의 렌 세일즈 교수는 한술 더 떠서 "경영자들의 장기적인
계획에 대한 맹신은 미신적 의존과 다를 바 없다"고 성토했다.

민츠버그 교수에 따르면 전략적 기획활동은 과정만에 충실할 뿐이다.

마치 올바른 결정보다는 결정을 올바르게 하려는 지난친 집착이라는
것이다.

회사임원들이 기업의 전략과 목표에 관한 보고서를 준비할 때 이들의
관심사항은 올바른 전략이나 목표 설정이 아니라 기한내 기획안을 제출하는
것이다.

기획활동은 또 과정에 집착하는 만큼 숫자를 맹신한다.

수치와 사실에 의존하는 기획활동은 측정할 수 있는 것만을 측정하는
오류에 빠진다.

최고경영자가 필요로 한 정보는 일반적이어서도 안되고 단편적인 사실을
모아놓은 것으로 그쳐도 안된다고 민츠버그 교수는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그의 주장은 "계량정보"가 지식을 만들어 주지만 지혜를 주는 것은 비계량
정보라는 것이다.

그는 또 계량화의 맹점인 현실성 없는 가정을 공박한다.

즉 전략기획의 문제점은 그것이 실행과 분리돼 있고 운영을 도외시한다는
사실이다.

계획수립자들은 계획실행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유능한 기획가는 일상의 세세한 부분에서 동떨어져 있는 사람이 아니라고
그 반대가 돼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획이란 기업활동의 영역을 정의하고 유지하는 활동이다.

그러나 창의력이란 그같은 영역 자체를 새로 만들거나 기존의 영역을
재조정하려는 활동이다.

따라서 전략적 기획이 창의력을 제공하거나 창의력을 활용하려는 것은
아니다.

전략은 또 온실속에서 자라나는 토마토가 아니라 잡초처럼 관습을 뚫고
자라는 것이다.

전략기획과정을 제대로 관리하려면 전략을 미리 준비하지 말고 필요할
때 만들어 내고 적절하게 통제해야 된다.

따라서 현대적인 기획담당자의 역할은 전략을 꾸미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는
것이다.

즉 기업활동의 구석구석에서 전략을 찾아내고 그러한 전략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기획담당자의 역할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