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구 부회장(60)이 회장에 정식 취임한다.
금호그룹 관계자는 5일 "오는 4월7일 그룹 창립 50주년을 맞아
박회장이 그룹 경영권을 동생인 박정구 부회장에게 물려주기로 방침을
정했다"며 "창립기념일이 일요일이기 때문에 창림기념식과 회장
이취임식은 하루전인 6일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박부회장의 회장취임으로 공석이 되는 그룹 부회장직은
후속 인사없이 당분간 비워둘 예정"이라며 "박회장은 명회회장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문화 교육사업에 전념하고 그룹의 주요 해외투자사업
등에 자문해주는 역할등을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박회장의 둘째 동생인 정구부회장이 회장에 오르는 것 외에
세째인 삼구씨가 아시아나항공사장, 네째인 찬구씨가 회장부속실과
석유화학사장을 맡고 있는 형제간 분할체제엔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박회장은 창업주인 선친 박인천회장의 권유로 지난 74년부터 그룹경영에
참여해왔으나 43세때까지 경제학자로 청와대경제비서관 서강대교수 등을
역임하는 등 전형적인 학자풍으로 몇년전부터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한편 금호는 당초 창립50주년 기념식과 회장 이취임을 외부에서 성대히
치루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박회장이 원치 않아 그룹본사 대강당에서
조촐히 행사를 갖기로 했다.
< 차병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