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우 < 국가과학기술 자문회의 위원장 >

"산업정책의 경제분석"은 필자가 일본의 좌하대학경제학부교수로 재직할 때
"산업구조론" 교재로 1년간 강의한 책이다.

이책이 잊혀지지 않는 것은 이론이나 실증적 연구측면에서 탁월하다는 것
외에 몇가지 이유가 있어서이다.

우리경제는 80년대중반이후 기술집약형 산업구조로 개편되면서 기술경쟁력
을 중심으로 한 국제경쟁력 강화.개방화.자율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그속에서 새로운 한국적 경제발전모형 구축이 절실한 과제로 제기됐을 때
일본의 경험을 탐구하려는 열정과 맞물려 많은 교훈을 받았던 까닭에 지금도
326쪽의 구석구석을 기억할수 있다.

또한 이책의 집필의도나 배경도 깊은 감명을 주었다.

1984년부터 "계간 현대경제"에 연재된 논문을 재구성해 만들어진 이책은
21세기재단, 도쿄경제연구센터 문부성과학연구비 일본경제연구센터
미쓰비시은행협명회로부터 자금지원을 받아 이등원중외 4인이 공동집필한
것이다.

현대경제학의 주류인 신고전학파 경제학을 "앵글로색슨경제학"으로 규정
하고 산업정책의 경제분석을 통해 일본경제학을 집대성하려는 저자들의
학문적 애국주의와 이에 성원을 보낸 각종 재단의 협력은 오늘날 일본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가능케한 원인의 일단을 보여준다.

미일무역마찰과 관련, 일본의 경제정책에 대한 국제적 비난이 극심할때
일학계에서는 "산업정책의 경제분석"이라는 이론서를 발간, 일본산업정책이
자국의 경제발전은 물론 세계후생 증대에도 기여한다는 주장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의 경제발전모형이 개발도상국의 교훈으로 인식되고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어떻게 진입할 것인가라는 당면과제속에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지금, 경제개발론에 관한 일반서와는 다른 한국경제발전의 새로운
모형을 체계화한 이론서가 나왔으면 좋겠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