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석기 저 솔 간 9,500원 )

셰익스피어를 전공한 영문학자 여석기씨(고려대명예교수)가 그의 오랜
영화편력과정에서 가슴에 남은 33편의 명화를 선정, 소개했다.

어린 시절 영화를 깊이 공부하는 것이 꿈이었으나 당시 사정상 영문학자의
길을 걸은 저자는 "늘 마음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던 영화에 대한 애정이 이
책을 쓰게 했다"고 밝힌다.

이책은 저자가 영화보기를 시작한 193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영화를 크게
10년단위로 묶어 구성했다.

영화 선별은 저자의 취향에 따른 것이지만 "역마차" "시민케인"
"무방비도시" "현기증" "제7의봉인" "택시드라이버" "노스탤지어"등 영화사
에서 그 위치가 확고한 명작들이 대부분이다.

저자는 영화의 내용소개나 감상에 머물지 않고 각 영화에 얽힌 에피소드나
촬영기법, 이후 영화들에 끼친 영향등을 자상하게 설명하고 있다.

한편의 영화속에는 당시 사회상황이나 의식이 반영되어 있음을 강조하는
저자는 영화가 앞으로도 우리 삶에 커다란 문화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소망했다.

< 송태형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