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로 산업화된 현대경제사회에서 정부의 역할은 과연 무엇인가.

미국에서는 최근 경제와 관련된 국가나 정부의 역할을 다룬 "예속에서
벗어나는 길"(로버트 스카이델스키저 앨런 레인간 26.95달러 THE ROAD FROM
SERFDOM)이 출간돼 화제.

개인자유와 국가역할의 상관관계를 다룬 이책은 현재 미국사회가 어떤
경제체제에 속해 있고, 또 어떻게 이 체제를 채택하게 됐으며 다음에 등장할
시스템은 어떤 것인가에 대한 상세한 분석을 담고 있다.

책 제목은 프리드리히 하이예크의 명저 "예속에 이르는 길"(THE ROAD TO
SERFDOM, 1944년간)을 패러디한 것.

저자는 80년대 영국의 대처리즘, 미국의 레이거니즘(레이거노믹스)과
공산권의 몰락을 현재 전개되고 있는 역사흐름의 한 맥락으로 풀이한다.

개인의 자유, 특히 경제적 자유를 억압하는 집산주의(Collectivism)의
퇴조라는 점에서 일맥상통한다는 얘기다.

달리 말하면 국가가 시장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있고, 또 시민사회를 보다
나은 방향으로 이끈다는 하나의 가정이 무너지고 있다는 것.

그속에서 저자는 두가지 사실에 주목한다.

19~20세기의 많은 시간동안 국가와 정부의 역할을 증대시켜온 서유럽및
미국에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변화와 구공산권사회에서 진행중인 보편화된
체제지향이 바로 관심사항.

저자는 또 공산체제의 경우 그 비효율성으로 인해 몰락했다며 이들 사회의
재건을 위해서는 두가지가 필요불가결하다고 역설한다.

첫번째는 통제된 재정및 금융정책, 가격통제, 국제경쟁및 통화유동성의
자유이며 다른 하나는 공기업의 민영화와 같은 자유시장경제를 위한 구조
개혁이라는 것.

물론 그 방법으로 점진적인 개혁과 충격요법중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가는
여전히 논쟁의 요소로 남아 있다.

< 김수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