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력발전을 실용화하기 위한 연구가 결실을 맺고 있다.

한국기계연구원의 60kW급 파력발전시스템 개발연구가 마무리 단계에
돌입한 것.

4개년 계획으로기계연구원이 한국전력과 총 17억원의 예산을 들여 공동
수행하고 있는 이 연구과제는 현재 관련장치의 기초설계및 특성실험 등
밑그림이 완성된 상태이다.

기계연구원은 3차연도인 올해 제작설계를 마치고 97년중반께 파일롯
플랜트를 설치할 계획이어서 늦어도 2000년이전까지는 파력발전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파력발전은 바닷물결(파랑)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점이 특징으로
간만의 차이를 이용하는 조력발전과 구별된다.

파랑에너지를 흡수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연구.개발되어 있으나
진동수주(OWC)-공기터빈방식이 가장 유망한 것으로 꼽히고 있다.

진동수주형은 발전장치가 해저에 고정되어 작동하는 형태인고정식과
해상에 계류돼 떠있는 형태의 부유식으로 나뉜다.

이 방식의 핵심장치의 하나는 공기챔버이다.

밑이 터진 형태의 구조물인 공기챔버는 파랑의 운동 및 위치에너지를
공기유동에너지로 바꿔주는 역할을 맡고있다.

공기챔버는 한방향의 파랑에만 효과적인 장벽식과 파랑의 진행방향에
관계없이 일정한 효율을 유지할수 있는 실린더형태의 원형주사체형 등이
있다.

공기챔버를 적정선까지 바닷물속에 담가놓으면 파랑의 상하운동에 따라
챔버내의공기압이 변하면서 상부에 설치된 관내로 공기가 유입 또는
유출되는데 이 공기의 흐름으로 터빈을 돌려 발전하는 것이다.

파랑에너지를 공기의 운동에너지로 변환시키고 이를 또다시 터빈의
기계적 회전에너지로 바꾼 뒤 전기에너지화하는 셈이다.

파력발전에 대한 연구는 연안의 파랑에너지가 비교적 높은 구미각국을
중심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노르웨이와 포르투갈의 경우 이미 실용화되어 있으며 영국은 ART사가
개발한 고정식의 2MW급 "OSPREY"를 선보이고있다.

일본 역시 JAMSTEC에서 개발중인 부유식의 5백40kW급 "Mighty Whale"을
97년중 시운전할 계획을 갖고 있는등 파력발전시장을선점하기 위한 연구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공기챔버형태를 원형 실린더형으로 정하고 부유식의 파력발전장치를
개발중인 기계연구원은 이제까지 관련장치의 성능평가를 위한 이론해석
프로그램과 이에 의한 최적화기법을 개발했다.

모형시험을 통한 성능평가기법도 완성했다.

또 계류시스템의 개념설계를 수행, 상세설계를 위한 자료를 확보했고
터빈주위의 공기유동에 대한 정밀해석법과 발전 및 송전시스템에 대한
기초설계작업 등 모든 터닦이작업을 마무리했다.

기계연구원은 올해안으로 실제 제작설계를 완성한 후시제품을 만들
계획이다.

기계연구원이 이제까지의 연구결과 제시한 공기챔버는 내부직경 10m,
외부직경 13m, 높이 13.5m 크기이며 최적흘수(물체가 물에 잠기는 깊이)는
7.5m, 총중량은 4백16t이다.

계류시스템은 8점 계류방식을,그리고 공기터빈은 보수유지가 쉽고 파랑이
미미할 때에도 운전효율을 높일수 있게끔 2개의 세트를 수평설치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기계연구원은 이 장치를 내년 중반께 평균파고가 0.7m정도인 울산
주전 앞바다 2km 지점에 설치, 최종 테스트를 수행할 계획이다.

기계연구원 해양공학연구센터의 홍석원박사(해양기술연구부.응용역학)는
"파력발전은 화력발전보다 발전단가가 1.5배정도 비싸고 관련장치의
보수유지에도 적잖은 문제가 있지만 앞으로 새로운 청정 대체에너지원으로
각광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박사는 또 "파력발전은 도서지방은 물론 앞으로 본격개발될 해저시설에
전기에너지 공급원으로 활용 할 수 있으며 부유구조물은 방파제 역할도
해내는 등 효용성이 다양하다"며 국제적인 추세에 발맞춰 관련기술 고도화
및 실용화에보다 많은 투자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재일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