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가 신규통신사업자 허가방법을 바꿈에 따라 통신사업참여를
준비해온 기업들간의 "합종연횡"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신청요령 변경의 핵심이 "연합군 우대"인 만큼 사업권을 따내기
위한 참여추진기업간의 새로운 짝짓기는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기업들이 사업계획서 신청을 한달여 남겨놓고 누구를 제휴파트너로
선택할지가 재계의 최대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것.

재계가 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분야는 통신장비제조업체인 삼성 LG 현대
대우등 "빅4"의 대연합 여부이다.

당초대로라면 2개 사업권을 나눠 가질 것으로 예상됐던 이들의 몫이
하나로 줄어들어 연합이 이뤄질 것이란 예상이강도높게 점쳐지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들 4개업체가 모두 참여하는 연합은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적고 2개 또는 3개가 뜻을 모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있다.

2개그룹 연합시 차세대교환기인 TDX100개발 연합을 구성한 경험이 있는
삼성과 LG가 손잡을 가능성이 큰것으로 알려졌다.

3개그룹 연합은 여기에 현대가 가세하는 형태가 될 공산이 크다.

대우는 CDMA(부호분할다중접속)기술부문에서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핸드캡을 안고있다.

통신장비 비제조업체의 경우는 "연합군 탄생은 필연"이란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금호 효성 한솔등 3개그룹이 모두 참여해 지역을 분할하는 연합군형성하는
것이 이상적인 모습으로 꼽힌다.

그러나 이중 한두개 기업이 통신서비스사업자인 데이콤이나 통신장비
제조업체 가운데 한회사, 중기협 끌어안기등의양상도 예상된다.

이와관련 효성과 한솔의 접촉설,금호와 대우의 연합설등도 나돌고
있다.

데이콤과 중소기협중앙회는 단독진출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 다른 컨소시엄에 참여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을것 같다.

또 한국통신의 자회사 설립도 참여기업들간의 연합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공산이 크다.

다른 컨소시엄 참여업체들이 확정된 티켓을 가진 한국통신으로 몰릴
경우 다른 업체의 사업추진에도 차질이 빚어질수 있다.

이런 문제를 감안해 정부는 일단 사업계획서를 낼때 자회사에 대한
한국통신 출자비율, 참여기업의 성격등만 제시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제전화 사업을 준비중인 기업들도 "완전히 새로운 짝짓기를 할수밖에
없다"(H기업 관계자)고 보고있다.

따라서 주도권을 잡기위한 사전정지작업에 나설 태세이다.

일진 롯데 고합등 8-9개인 참여준비업체들이 2-3개 팀을만들 가능성도
보인다.

"2강"으로 불리는 일진과 롯데의 제휴여부도 관심거리다.

그러나 기업간 연합이 의외로 난항을 겪을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대기업의 "자존심"이란 외면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컨소시엄의 지배주주
자리나 사업계획서작성등의 주도권 다툼이 가열될 소지가 큰 때문이다.

또 지역분할 구도의 경우 "노른자위"인 수도권을 누가 차지하느냐도
중요한 다툼의대상이다.

일부기업의 경우 주도권을 정하는 요소로 사업계획서의 우수성, 기존의
주주구성내역 등 자신에게 유리한 대목을 내세우고 있다.

<정건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