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5일 LG전자 창원공장.

구자홍사장과 공장의 계층별 대표자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토론회"가 열렸다.

"종전의 경영이 "조정 경기" 방식이었다면 오늘날의 경영은 험난한 계곡
에서 벌이는 "격류타기"에 비유된다.

시시각각으로 다가오는 위기상황을 담당자가 즉시 해결해야만 치열한
무한경쟁시대에서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다"

구사장은 "믿고 맡기는 Empowerment(권한위양)"를 주제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 이같이 말문을 열었다.

구사장의 이 말은 LG전자가 새롭게 모색하고 있는 "열린 경영"의 지향점을
함축하고 있다.

"Empowerment"란 사회.정치학에서 사용되는 용어로 최근 경영학계에도 널리
도입되고 있다.

"고객 감동을 위해 업무일선에 파워(권한)을 주고 그 파워를 지속적으로
증진시켜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을 뜻한다.

"열린 경영"을 키워드로 하는 신경영조류의 대표적 개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LG전자의 이날 토론회는 이 "Empowerment"를 전사적으로 도입하기 위해
최고경영자와 생산현장의 대표자들이 머리를 맞댄 자리였다.

"열린 경영"의 의미와 방법을 "열린 토론"을 통해 도출해내는 신경영현장
이었던 셈이다.

이날 토론회에서 생산직 대표자들은 "열린 경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최고
경영층의 지속적인 관심과 업무재량권등 제도적 뒷받침이 따라줘야 한다"며
"의욕을 갖고 일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담당자의 업무상 실수를
회사가 너그럽게 수용할 수 있는 선진적 경영마인드가 전제돼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LG전자의 이같은 공개토론식 열린 경영체제는 종래의 상의하달식 기업문화
와 달리 최고경영층이 지향하는 경영이슈를 전사원들에게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 공유토록 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모으고 있다.

< 창원=김문권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8일자).